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도정의 ‘비상경영체제 돌입’을 주문한 것은 부동산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른 세수 하락이 주 원인이다. 잇따른 악재 속에 앞으로도 개선될 기미가 없다는데 고민이 묻어나고 있다.
올들어 지난달 말까지 도세 징수실적은 전년 동기대비 6.2% 감소했고, 아파트 거래실적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3% 줄었다. 또 원화강세, 불확실한 경기 전망에 따른 도내 중소제조기업의 가동률 하락과 경쟁력 악화도 한몫하고 있다. 1년여 잔여임기를 남긴 시점에서 선제적 조치와 함께 대내외적인 위기돌파의 타개책을 위한 ‘액션’도 필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열악한 도세 징수= 도의 올해 도세 징수목표액은 7조3천241억원이다. 지난해 6조9천333억원에 비해 5.6% 높게 잡았다. 그러나 부동산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않고 있어 도세 징수목표액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올들어 지난달 27일까지 걷힌 도세는 7천1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7천596억원 보다 오히려 6.2%(471억원)가 줄었다. 도세의 58%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부동산 취득세 징수실적이 부진한 탓이다.
지난해의 경우 도세 징수 실적은 목표액의 97.1%인 6조7천300억원이 걷혀 2천억원 정도의 세입결함이 발생했다.
■ 아파트 거래량 급감= 지난해 도내 아파트 거래량은 총 11만4천여건으로 전년 17만여건에 비해 32.6% 급감했다. 부동산 침체가 본격화된 2009년 16만여건에 비해서도 28.6% 줄었다.
최근 5년간 도내 아파트 거래량을 보면 2009년 16만463건에서 2010년 11만5천368건으로 급감한 뒤 2011년 17만33건으로 단기고점을 찍고, 지난해 11만4천584건으로 다시 하락했다. 2011년 아파트 거래량이 일시 증가한 것은 같은 해 3월 정부의 취득세 50% 감면 조치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풀이된다.
올들어 도내 아파트 거래량도 1월 3천232건, 2월 7천559건 등 총 1만791건으로 전년(1만4천68건)에 비해 23.3% 줄었다. 이는 최근 5년간 1~2월 거래 실적 중 가장 낮은 수치기도 하다.
■ 동탄2신도시 성적 ‘기대 이하’= 지난 8일 금융결제원이 발표한 동탄2신도시 3차 동시분양에 대한 1~3순위 청약결과를 보면 총 5천938가구 모집에 4천728명이 청약, 평균 0.8대 1의 청약률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수도권 최대 분양시장으로 기대를 모은 것에 반해 예상치 못한 저조한 성적이다. 앞서 지난해 진행된 1~2차 동시분양 당시 대부분 1·2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던 모습과도 딴판이다. 당첨자 발표일이 달라 2개 단지까지 종복 청약이 가능했던 점을 감안할 경우 실제 청약률은 더 낮을 것으로 보인다.
전체 6개 단지 가운데 수요자의 선호도가 높은 중소형(59㎡, 84㎡) 면적을 앞세운 호반건설의 호반베르디움 2차(917가구)와 3.3㎡ 당 970만원 대의 저분양가를 내세운 대우건설의 푸르지오(1천309가구) 2개 단지만 청약이 완료됐고, 나머지 4개 단지는 미달됐다. 앞서 분양때보다 역세권(동탄역)에서 멀어진 입지와 3.3㎡당 평균 1천43만원의 높은 분양가가 주 원인이다.
■ 원화 강세로 기업 수출경쟁력 하락= 지난해말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천71.1원으로 2011년말 1천153.3원에 비해 7.1% 하락(원화강세)했다. 이로 인해 수출기업의 영업 이익 및 수출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원화강세로 우리나라 수출 중소기업의 평균 영업이익이 2.3%p 떨어질 것으로, 무역협회는 엔화 대비 원화 환율이 10% 하락할 경우 연간 4.1%의 수출이 감소될 것으로 각각 분석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올해 초 322개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기업의 43%가 원화강세로 수출상담과 계약에 차질을, 19%는 수출 포기를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도내 제조기업의 가동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기중앙회 경기지역본부에 따르면 1월말 현재 도내 제조기업의 가동률은 68.3%로 전년동기 71.5%에 비해 3.2%p가 줄었다. 이는 경기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과 계절적 비수기, 원화강세 등의 요소가 겹쳐 복합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라고 중기중앙회 경기지역본부는 분석했다.
도내 제조업체는 2010년 기준 총 9만1천50개로 전체의 14%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