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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오십 세

 

오십 세                /맹문재

부치려고 하는데

손 안에 없다



집에 두고 왔는가?

길에 흘렸는가?



돌아가며 찾아보지만

어디에도 없다



안타까워 다시 쓰려는데

바람이 손을 잡는다

-맹문재 시집 <사과를 내밀다>에서

 


 


반백의 나이가 되면 꿈보다는 포기가 많다. 꿈은 청춘의 것이고, 그에 필요한 시간과 에너지가 있는 사람들의 것이다. 그러니까 시간도 상대적으로 많이 남지 않고, 에너지도 고갈되거나 고갈되기 전의 상태라면, 새로운 도전과 시도보다는 남은 에너지를 적절히 오랫동안 사용하기 위한 자세를 취하게 마련이다. 그래서 좀 싱거워질 수 있다. 시인은 어떤 편지를 부치려 했을까. 그 나이에 연서는 아니었을 것이다. 연서라도 상관은 없다. 누군가에게 무언가 해주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꼭 이 말만은 해주고 싶어서 편지를 썼던 것인데, 그걸 오는 길에 빠트린 것이다. 다시 쓰려니 부질없어 보인다. 인생은 물처럼 흐르는 것, 흐르는 대로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이 진정한 관심이고 애정이 아닐까 생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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