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발효 1년을 맞이하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가 경기지역 수출시장에 별다른 수혜를 주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등 도내 수출 주력제품 상당수가 무관세 적용 제품이고, FTA 수혜품목이 기대만큼 반전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까닭이다.
14일 한국무역협회 경기지역본부에 따르면 한·미 FTA 발효(2012년 3월15일)가 시작된 지난해(1~12월) 경기지역 대미 수출실적은 105억7천만달러로 2011년에 비해 5.8%(6억4천800만달러)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전체 수출에서 대미 수출비중은 12%로 전년대비 0.8%p 줄어 대EU 수출비중 감소폭(0.9%p)에 이어 두번째로 가파른 하락세를 기록했다.
특히 FTA 발효 이전 8개에 그쳤던 수출 적자품목은 지난해 배 이상 늘어 수출 상황이 더 악화됐다.
지난해 도내에서 수출 거래가 가장 활발한 상위 50개 품목 가운데 전년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한 품목은 모두 19개다.
수출 주력품목인 반도체 제조용장비(-25.5%), 무선통신기기(-17.5%), 자동차(-3.7%) 등이 흑자에서 적자세로 돌아섰고 반도체(-9.6%)는 2년 연속 마이너스의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다만 FTA로 관세가 인하된 일부 수혜품목은 수출이 늘었다.
원동기 및 펌프 수출이 전년동월 대비 101.6% 늘었고, 금속공작기계(68.0%), 건설광산기계(63.5%), 자동차부품(17.0%) 등도 수출 실적이 증가했다.
지난해 도내 FTA 수혜품목의 수출 실적은 전년대비 약 33% 늘어난 20억달러 내외로 파악된다.
이는 도내 전체 대미 수출실적의 약 18% 수준에 그쳐 전체 대미 수출실적 반전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무역협회 경기본부 관계자는 “도내의 경우 대미 수출에서 무선통신기기, 자동차, 반도체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 55%에 육박한다”며 “그러나 이들 제품은 FTA 혜택이 없는 무관세이고 자동차는 현재 관세 혜택이 거의 없어 FTA 효과가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관세 인하 혜택이 품목에 따라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FTA 특성상 향후 수혜규모가 확대돼 지역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