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차세대 광전송장비로 업그레이드해 구축된 경기도 정보통신망이 장애를 일으켜 행정전산망과 통신망, 홈페이지 등 운영이 한때 마비되는 등 잇따라 작동 불능에 빠져 말썽을 빚고 있다.
특히 국가기관 및 언론·금융기관 등의 전산망에 대한 외부 해킹이나 디도스 등에 의한 전산망 마비사태등이 발생한 와중에 중앙정부와 도, 시·군을 잇는 행정전산망의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새로 구축된 장비와 통신망 결함 등 사전 검증절차를 제대로 거쳤는지에 대한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20일 경기도와 KT 등에 따르면 도는 지난해 8월 제3차 국가정보통신망서비스 사업자로 KT를 선정, 한달여간의 시험운영을 거쳐 같은해 11월 통신망을 새로 구축했다.
통신망 구축은 KT가 전담하고, 도는 4년간 통신요금으로 176억원을 지불키로 했다.
KT는 기존 다중서비스지원 플랫폼(MSPP)에 차세대 광전송장비인 캐리어이더넷(Carrier Ethernet·CE)으로 이중화하는 방식으로 통신망을 구축했다.
이용자가 한꺼번에 몰리는 트래픽 폭증과 고속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신뢰성과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의 MSPP에 비해 3세대격인 차세대 운용장비로 설치된 것이다.
하지만 광전송장비 업그레이드 이후 오히려 통신망 장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이날 오전 7시40분부터 10여분간 도 본청의 통신망 장애가 발생, 홈페이지와 전산·행정망 등이 모두 마비됐다. 중앙부처, 시·군과 연계된 도 통신망이 마비되면 행정과 민원 처리 뿐 아니라 재난 및 긴급상황 전파 등에 대한 정보공유를 신속히 할 수 없게 된다.
이보다 앞서 19일 오후 6시30분~10시 사이에도 안양·과천·군포·의왕 등 4개 시·군이 포함된 ‘서남링’에서 홈페이지와 인터넷·전산 등의 통신망 장애가 발생했다. 시스템 점검을 거쳐 새벽까지 복구작업에 나선지 불과 6시간 만에 유사한 장애를 빚은 셈이다.
현재 도 통신망은 본청과 경기북부청, 부천시청, 성남시청 등 4개 권역을 축으로 9개 링으로 구성, 운영되고 있다.
역시 지난 15일 오전 8시 쯤에도 경기넷 was(웹 어플리케이션) 서버의 비정상 작동으로 서버를 재가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새로 구축된 CE 장비에 대한 결함, 사전 검증 절차없이 이뤄지면서 잇따른 전산장애로 이어져 심각한 사고 발생에 대한 우려를 더해주고 있다.
KT는 지난 2006년부터 도내 정보통신망에 대한 구축사업을 맡은 이후 2009년과 지난해 등 세 차례에 걸쳐 연속 사업자로 선정됐다.
한 통신업계 전문가는 “전송망 이원화 및 회선 이중화가 이뤄졌다면 통신장애 발생은 장비결함이나 설계 오류가 원인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도와 KT 관계자는 “장비와 회선에 대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군포와 안양 등이 포함된 서남링 중계기의 시스템 입력 오류로 인한 일시적 현상일 뿐”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