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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아모, 일본에서 7년째 사랑받는 자연 가습기 전문기업

젖은 수건 널어두는 것과 같은 원리… 실내 적정 습도 유지
3~6개월마다 필터만 교체… 작년 개인용 미니 가습기 출시
일본, 가습기 살균제 파동 앞서 경험 ‘안전성’ 제일 중요시

 

습도는 우리가 마시는 물 만큼이나 중요하다. 적당한 습도는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되고 쾌적한 실내 환경도 만들 수 있다. 겨울처럼 건조한 계절이나 다른 요인으로 인해 적절한 습도를 공급하는 장치가 바로 가습기다.

그러나 지난 2006년 가습기 살균제 파동 이후 안정성을 믿지 못해 제품 구입을 꺼리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한 중소기업이 개발한 자연 증발식 가습기가 일본 NHK 아침 방송에 소개되는 등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어 주목된다.

용인시 처인구에서 소재한 벤처기업 ㈜가이아모(대표 이만희)는 지난 2006년부터 자연 증발식 가습기를 일본에 수출하는 전문기업이다.

수출 규모가 연 10억원 내외로 크지 않지만 사원 수 4명에 불과한 소기업 제품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 시장에서 7년째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이만희 가이아모 대표(58)는 “우리나라보다 가습기 살균제 파동을 앞서 경험한 일본시장에서 가이아모 제품의 가능성을 인정받아 꾸준한 수출 거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 전기가 필요없는 자연 가습기

가이아모가 개발한 자연 증발식 가습기는 항균필터가 물을 빨아들여 공기 중에 증발시키는 방식이다. 젖은 수건이나 빨래를 실내에 널어두면 습도가 올라가는 것과 같은 원리다.

자연 증발 가습기의 가장 큰 장점은 실내 적정 습도(50%)를 자연스럽게 유지해 준다는 점이다.

실내 공기가 건조하면 자연스럽게 수분이 증발되고 습도가 일정 수준 이상이면 더는 증발되지 않아 가구, 의류 등을 손상시키는 이슬 현상이 없다.

또 전기를 사용하지 않다 보니 수면 시 방해가 됐던 가습기 소음 걱정이 없다.

가습기 살균제 파동 이후 민감해진 안정성 문제도 해소했다.

가습기 내부에 장착된 항균 필터는 순수한 물만 증발돼 세균이나 유해 성분이 공기 중에 날리지 않는다.

물과 공기 중의 부유물질이나 먼지를 흡수하고 불순물은 필터의 상부로 이동해 고체화시켜 3~6개월마다 소모품인 필터만 교체하면 된다. 이 제품은 실내 면적 규모에 따라 총 4개 제품으로 구성되며 지난해에는 개인용 미니 가습기를 출시했다.

◇ 국내보다 일본에서 인기몰이

자연 증발식 가습기는 처음 출시된 2005년 국내 시장에서 철저히 외면당했다.

소규모 중소기업 제품이라는 점과 수증기를 뿜지 않고 전기가 필요 없다는 장점이 오히려 국내 시장에서는 단점으로 작용한 것이다. 국내 시장 판로가 막힌 가이아모는 일본 시장으로 눈을 돌린다.

여기에는 한국무역협회 추천으로 참가했던 2005년 일본동경전시회가 일본 진출의 신호탄이 됐다.

당시 바이어들은 다소 생소했던 자연 증발식 가습기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그러나 당시 가이아모는 일어로 된 제품 설명서 조차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

하지만 가이아모 제품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일본 바이어가 제품 디자인에서부터 사용 설명서 제작과 투자에 참여하면서 지금의 자연 증발식 가습기가 탄생했다.

특히 지난해 2월에는 일본 NHK 아침 방송에 가이아모의 자연 증발식 가습기가 소개되면서 수출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이만희 대표는 “가이아모 제품은 국내에서 지마켓 등 온라인으로 유통되는 것과 달리 일본에서는 대부분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유통된다”며 “국내 보다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일본시장에서 제품 가격 역시 두 배 가량 높아 채산성에도 큰 만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연증발 가습의 원리>

① 모세관 현상으로 필터가 물에 젖는다.

② 건조한 공기가 필터와 필터 사이를 지나간다.

③ 촉촉해진 공기가 필터 아래로 빠져나오며 공기 대류가 형성된다.

<인터뷰>이만희 대표 “일본서 필터 항균력 등 검증 통과”

 

 

 

자연증발 가습기 왜 개발했나.

딸이 하나 있는데, 어렸을 때 피부 알레르기가 심했다. 병원에선 집안 습도가 낮으면 상태가 악화될 수 있으니 젖은 수건을 널어두도록 권했다. 의사의 권유로 시작한 젖은 수건 널기가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갔다.

밤잠을 설쳐가며 2~3시간마다 수건을 갈아주는 게 힘들더라. 그래서 물이 담긴 세숫대야 바로 위로 수건을 걸고 수건 끝을 수면에 살짝 걸쳐 물을 조금씩 흡수토록 했다. 그런데 물이 거의 증발이 되지 않았다.

더운 공기는 위로 올라가고 가습된 차가운 공기는 밑으로 빠진다. 그런데 공기가 밑으로 빠져나갈 길이 없어 증발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를 해소하고자 물 공급 위치를 밑이 아닌 위로 바꾸었더니 증발 속도가 빨라진 것을 확인했고 이것이 자연증발 가습기 개발의 계기가 됐다.

일본 시장 공략이 쉽지 않았을 텐데.

처음 우리나라 시장 영업에 나설 때 눈에 보이지 않는 가습 효과에 대한 강한 거부감이 있었다. 국내 한 백화점과 납품 계약 직전까지 갔었지만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 가시적 효과가 보이지 않는 우리 제품을 인정해 주지 않았다.

그래서 일본 시장에 눈을 돌렸다. 2004년쯤으로 당시 일본 시장은 이미 가습기 위험에 대한 교육이 돼있었다. 과거 전기식 가습기에 쓰이는 살균제의 위험성을 한국보다 앞서 경험한 터라 자연 증발식 가습기에 대한 사업성을 한국 보다 높게 평가했다. 물론 안전성 평가 등 여러 가지 인증 절차의 경우 통과하기가 무척 까다로웠다.

한 바이어는 어린아이가 내부 필터를 실수로 먹을 경우에 대비한 필터 항균력 및 안정성까지 검증하기를 원했다.

이에 필터 항균력시험, 필터 항곰팡이시험 등 일본 전문 검사기관으로부터 여러 차례 철저한 검증을 거친 후에야 비로소 일본 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다.

가습기와 제습기를 결합한 새로운 제품 개발을 앞두고 있는데.

기존 자연 증발식 가습기에 제습 기능을 추가한 하이브리드(hybrid)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중국 제습기는 플라스틱 용기 안에 습기를 흡수하는 염화칼슘이 담긴 우리나라와 달리 비닐백에 염화칼슘 비닐백이 결합된 형태다. 플라스틱 용기 대신 비닐백으로 교체해 제품 단가를 하락시킨 것이다.

이를 착안해 기존에 출시한 가습기 틀에 가습기용 필터와 제습용 비닐백을 모두 장착해 사용할 수 있는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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