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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잊혀진 여인

 

잊혀진 여인                                                                         /마리 로랑생

권태로운 여인보다 더 불쌍한 여인은

슬픔에 젖은 여인입니다

슬픔에 젖은 여인보다 더 불쌍한 여인은

불행한 여인입니다

불행한 여인보다 더 불쌍한 여인은

버려진 여인입니다

버려진 여인보다 더 불쌍한 여인은

떠도는 여인입니다

떠도는 여인보다 더 불쌍한 여인은

쫓겨난 여인입니다

쫓겨난 여인보다 더 불쌍한 여인은

죽은 여인입니다

죽은 여인보다 더 불쌍한 여인은

잊혀진 여인입니다

 

프랑스의 화가인 마리 로랑생 Marie Laurencin(1883~1956)이 쓴 것으로 알려진 시, 도니체티 사랑의 묘약 중 “남몰래 흘리는 눈물”이다. 사람들은 우울함을 쉽게 넘기거나 예사롭지 않게 여긴다. 사랑한다고 외롭다고 쓸쓸하다고 호소한들 대수롭지 않게 넘어간다. 최근 우리사회는 자살공화국이라는 칭호까지 받으며 가난해서, 빚 때문에… 이런저런 사유를 달아 죽음을 선택하는 사람들로 앞을 다툰다. 빠른 정보화시대를 함께 호흡하기란 보통사람들의 삶과는 거리가 너무 멀리 서 있는 느낌이다. 친절한 삶은 어떤 것일까? 관심 가져주고, 배려해주고, 사랑해주는 일이다. 친숙하면서도 다가서서 실천하거나 실행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왜 그럴까. 우리 이웃 사람의 행방을 잊은 채 어느 날 싸늘한 주검으로 찾아온다면…. 어두운 밤길 혼자서 걷는 산책길에서 서 있는 고독한 뒷모습들이 오늘 왠지 불안하기만하다. /박병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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