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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외줄기… 화성따라 200년 역사기행 ‘장관’

11개월 영아~80세부부까지 참가
봉돈, 행운권 응모참가자로 북적

 

“다 함께 걷는 화성은 혼자 걸을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예요. 특히 다음 세대와 함께 화성을 돌때면 감회가 새로워 집니다.”

경기신문 주최로 ‘2013 수원화성돌기’ 행사가 진행된 이날은 거센바람도 뜨거운 햇빛도 없는, 걷기에 더 없이 좋은 날씨였다. 이따금씩 불어오는 바람에 옷매무새를 바로 잡지만 모여든 수많은 인파에 꽃샘추위도 한풀 꺾인 모습이다.

행사시작을 한 시간여나 앞둔 오전 8시.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한 1만5천여명의 참가자와 자원 봉사자들로 행궁광장은 삽시간에 인해를 이뤘다.

특히 수원지역 중·고등학교 학생들뿐 아니라 엄마 품에 안겨 참가한 11개월된 영아부터 80세를 바라보는 노부부까지 폭넓은 연령대가 참가해 자리를 함께해 가족 문화행사임을 실감케했다.

식전행사와 스트레칭을 마친 참가자들은 사회자의 선창에 맞춰 “출발”이라는 힘찬 함성과 함께 첫 번째 관문인 성신사와 서장대로 향했다. 경기도 지적장애인복지협의회 안양시지부 소속 장애인 및 봉사자 60여명과 염태영 수원시장, 신장용 국회의원, 민한기 수원시의회 부의장, 김국회 수원교육지원청 교육장, 호금옥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경기지회장 등 기관단체장들을 선두로 봇물터지듯 행궁광장을 빠져나오는 모습은 한편의 대서사시와도 같은 장관을 연출했다.

서장대로 오르는 길이 가파른 탓에 참가자들은 시작부터 ‘헉헉’ 거친 숨을 몰아쉬었지만 팔달산 정상에 가까워지면서 발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수원의 전경에 저마다 탄성을 쏟아냈다. 스마트폰을 꺼내들고 사진을 남기는 일도 잊지 않았다.

수원화성에 대해 알아보는 미션포트에 도착, 알듯 모를듯한 묘한 표정으로 퀴즈를 풀며 한차례 걸음을 지체한 참가자들은 이내 두번째 미션 장소인 장안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내리막과 평탄한 길이 이어지면서 기운을 되찾은 참가자들의 얼굴에는 금새 장난기가 번지기 시작했다. 잔디가 깔린 언덕에서 미끄럼을 타는가 하면 쭉 뻣은 성곽을 따라 내달리며 저마다 화성의 품을 한껏 즐겼다.

장안문에 도착해 두번째 퀴즈를 접한 참가자들은 행운권에 답이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다음 답이 뭔지 알것 같아!”라며 웃음이 쏟아냈고, 첫번째 문제를 헷갈려 답을 찾지 못했던 이들도 되례 “이제 세번째 답도 알겠다”며 서로서로 의미심장한 미소를 주고 받았다.

화홍문과 연무대를 지나면서부터 한껏 장난에 빠졌던 참가자들이 삼삼오오 풀밭에 앉아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손수 장만한 주전부리 꺼내 나누고, 담소를 즐기며 힘을 모았다.

마지막 퀴즈장소이자 행운권 응모함이 위치한 봉돈에 가까워지면서 뿔뿔이 흩어졌던 참가자들이 한데 모이기 시작했다. 헤어졌다 서로를 다시 찾은 제자와 스승간 반가운 인사가 오가는 모습도 곳곳에서 이어졌다.

이윽고 인솔 선생님에게 행운권을 받아든 학생들과 가족참가들로 봉돈 일대가 소란을 겪었다. 마지막 답을 적어 행운권을 응모함에 넣기 위한 참가자들로 봉돈이 오랜만에 사람들 품에 둘러쌓인 것.

봉돈을 지나 출발지인 행궁광장으로 돌아가는 마지막 코스. 어느새 두 시간여가 지나 시계는 11시 30분을 가리켰다. 참가자들의 걸음이 빨라졌다.

수원 화홍중 안연진(1학년·여) 학생은 “친구들과 함께 화성을 돌다보니 ‘신기하다’고 생각될 만큼 우리 동네를 새롭게 느끼는 계기가 됐다”면서 “오래 걸어 발도 아프고 힘들지만 완주를 눈앞에 두니 보람도 느껴지고 상품을 타고 싶은 욕심도 생긴다”며 재차 힘을 내는 모습이었다.

광장은 늦은 참가자들을 기다리는 동안 상품을 건 간단한 게임이 진행됐다. 이윽고 응모함이 도착하고 행운권 추첨이 종료 될때까지 참가자들의 탄성과 탄식이 광장을 울렸다.

정오를 즈음해 모든 일정을 마친 제9회 수원화성돌기 행사는 경품에 추첨되지 못한 아쉬움과 자원봉사자들의 말끔한 뒷정리 속,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에 대한 사랑의 여운을 남긴 채 내년을 기약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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