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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나무       /박설희

바로 코 앞에 있는데 먼나무

뭔 나무야 물으면 먼나무

쓰다듬어 봐도 먼나무

끼리끼리 연리지를 이루면 더 먼나무

먼나무가 있는 뜰은 먼뜰

그 뜰을 흐르는 먼내

울울창창

무리지어서 먼나무

창에 흐르는 빗물을 따라

내 속을 흘러만 가는

끝끝내

먼나무

 

내가 사는 시골마을 언덕에는 오래된 소나무가 서 있다. 비가 와도 바람이 불어도 삼한사온을 견디며 동장군처럼 기다려준다. 영화 속 먼 나무가 아니라 상상력 결합에 함몰된 시간의 연속성이다. 사람들은 연출자에게 자신의 영화에 무엇을 담고자 하는가 질문을 던진다. 생각을 표현할 길이 이렇게밖에 없다고 한다면 이해충돌을 넘어 무거운 가슴을 밀어낸다. 삶의 무상감들은 사람만이 가진 감각적인 일이다. 소리 없이 지나는 것들도 모두 변하지 않는 게 없다. 참혹한 일을 발견하거나 혹 겪든, 지나가는 일들은 공허하고 쓰라린 마음의 음성으로 전위된다. 먼 나무의 대화는 마음속 가슴앓이로 머문 자리겠지만 오늘 내가 표현하는 미소가 타인에게 마음을 받아들이게 하거나 소통의 벽을 무너뜨릴 수 있다. 빗방울에 젖고 나무에 젖고 아침저녁으로 겹쳐지는 사람과 사람 속 풍경들이 먼 나무와 악수는 허허로운 가슴만 남겨주고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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