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30 (화)

  • 구름많음동두천 28.2℃
  • 맑음강릉 33.4℃
  • 구름많음서울 30.2℃
  • 흐림대전 30.0℃
  • 구름조금대구 33.5℃
  • 맑음울산 33.6℃
  • 구름조금광주 31.2℃
  • 맑음부산 31.5℃
  • 맑음고창 31.6℃
  • 맑음제주 32.5℃
  • 구름많음강화 27.4℃
  • 흐림보은 28.3℃
  • 구름많음금산 29.4℃
  • 맑음강진군 33.2℃
  • 맑음경주시 34.2℃
  • 맑음거제 30.9℃
기상청 제공

‘the진국’ 프랜차이즈 수도권서 돌풍 손석우 ㈜섬김과 나눔 F&C 대표

‘젊어진 돼지국밥’ 블루오션 공략 먹혔다
28살 식당 창업… 6번 개·폐업 반복
음식점 기본인 주방부터 다시 시작
식어도 깔끔한 육수 개발…특허 등록
잡냄새 잡고 ‘수육국밥’으로 네이밍

 

밥 한 그릇 뚝딱 말아먹고 끼니를 때우기 안성맞춤인 국밥.

설렁탕에서 순댓국, 선짓국, 콩나물해장국, 소머리국밥 등에 이르기까지 온갖 먹을거리가 널렸지만 유독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에선 좀처럼 찾기 어려운 음식이 있다. 바로 부산의 대표 음식으로 일컬어지는 돼지국밥인데, 수도권에선 제맛을 내는 집을 손에 꼽기조차 어렵고 그 수도 많지 않다.

불모지나 다름없는 돼지국밥 프랜차이즈 시장. 어느 누구도 쉽게 도전하지 못했던 돼지국밥 산업화에 과감히 도전장을 던진 30대 젊은이가 있다.

용인시에 소재한 ㈜섬김과 나눔 F&C 손석우(38·사진) 대표는 지난 2011년 7월 돼지국밥 전문 브랜드 ‘the진국’을 런칭해 약 1년 7개월 만에 23개 가맹점을 보유, 돼지국밥의 성공적인 수도권 입성을 알렸다. 올해 말까지 총 50개 가맹점 확보를 목표로 돼지국밥의 놀라운 변신을 꾀하고 있는 손 대표를 만났다.

 

 

 

◇ ‘6전 7기’ 도전 끝에 쏘아 올린 성공 신호탄

부산 출신인 손 대표는 초등학교 시절 건설업을 하는 부모를 따라 서울로 상경해 28살이 되던 해부터 시작한 식당 경력이 10여 년이 넘었다.

일식, 한정식, 황태구이, 퓨전 음식, 돈가스, 포장마차 등 개업과 폐업을 반복한 횟수가 무려 6번, 고물상 영업부장으로 재직한 4년을 빼면 매해 사업을 갈아치웠다.

“너무 어려서 아무것도 몰랐던 거죠. 주방은 물론 사람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개념도 없는데, 안 망하고 버틸 재간이 있었겠어요.”

전날 진탕 술을 먹고 개업식을 망친 주방장 사건부터 손님 말 한마디에 오픈을 앞둔 한식당을 일식당으로 하루아침에 변경해 사업을 접은 사례까지 쓰디쓴 사업 실패는 손 대표에게 값비싼 교훈이 됐다.

그래서 가장 먼저 익힌 것이 주방이다. 무심코 건너뛴 기본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퓨전 음식점을 시작으로 배운 어설픈 칼솜씨가 일식, 한식, 양식 등을 거쳐 이제는 순식간에 생선회를 뜰 정도로 능숙해졌다.

손 대표는 사실 프랜차이즈 사업을 꿈꾸지 않았다.

창업 실패를 거듭하고 고물상을 거쳐 우연히 흘러들어 간 프랜차이즈 업체가 취업 1년 반 만에 폐업하면서 사업에 필요한 여러 경험이 ‘조각 맞추기’처럼 완성됐다.

또 예기치 않게 찾아온 실직은 새로운 도전을 개시할 동기부여가 된 셈이다.

◇ 돼지국밥 ‘NO’, 수육국밥 ‘OK’

“부산엔 한집 건너 돼지국밥 집이 있는데, 수도권엔 없어요. 아직 남아 있는 블루오션 시장인 거죠.”

전국 어디든 돼지로 만든 국밥집이 있다. 같은 돼지로 만든 국밥임에도 순댓국에 비해 돼지국밥은 지역색이 유독 강하다. 오히려 순대, 간, 허파, 창자 같은 내장으로 국물을 내는 순댓국밥의 인지도가 한 수 위다.

손 대표는 수도권에서 돼지국밥이 사랑받지 못한 이유로 돼지에 대한 선입견과 특유의 잡냄새를 꼽았다.

“돼지국밥은 수도권에서 제 맛을 내는 집이 없어요. 특유의 잡냄새를 잡지 못한 거죠. 여기에 돼지국밥이라는 직설적인 표현이 서울과 경기도 사람들에겐 잘 안 먹힌 거에요.”

그는 돼지국밥 만드는 육수 개량화를 위해 일본까지 다녀왔다. 동북아시아 국가들만 뼈를 우려먹는데, 라면 육수까지 돼지 뼈로 만드는 일본이 육수 제조 기술에선 최고인 까닭이다.

손 대표가 개발한 육수는 돼지 사골에 황태와 누룽지, 둥굴레차, 녹차 등을 넣어 느끼함을 없앤 뽀얀 국물이다. 돼지 뼈는 24시간 이상 삶으면 물러져 하루 이상을 삶을 수 없다. 그만큼 맛이 신선하다는 뜻이다. 국물맛에 자신이 있다 보니 향과 감칠맛이 강해 맛을 희석하는 들깻가루도 사용하지 않는다.

“국물맛은 식은 상태로 맛이 있어야 진짜 맛있는 겁니다. 설렁탕이나 순댓국은 식으면 거부감이 있는데, 저희가 만든 돼지국밥은 식은 상태에서도 맛이 깔끔하죠.”

고명으로 쓰이는 고기는 육질과 식감이 좋은 목전지와 삼겹살만 사용한다. 손 대표의 이 기술은 현재 특허 등록을 마쳤다.

음식 이름도 ‘네이밍’(Naming)을 거쳤다.

돼지국밥 대신 ‘수육국밥’으로 이름을 바꾸자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크게 줄었다고.

그는 “젊은 나이와 짧은 업력을 오직 맛과 열정으로 정면 돌파하다 보니 가맹점주들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갈 수 있었다”며 성공의 비결을 꼽았다.

◇ 1년 7개월 만에 23개 가맹점 확보

㈜섬김과 나눔 F&C가 돼지국밥 전문점으로 런칭한 브랜드는 ‘the진국’.

‘the진국’은 지난 2011년 7월 용인 처인구 양지면에 있는 생산 공장 가동과 동시에 분당 서현점에 1호점 개설에 성공했다.

이어 8월과 9월 판교점, 성남 모란점을 잇따라 오픈했고, 2012년 1월까지 15개의 가맹점이 확보됐다.

이듬해인 올 3월 그 수는 23개까지 불어났다.

‘the진국’의 성공에는 제품생산에서 물류, 가맹관리까지 본사에서 모두 관리가 가능한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는 것이다. 돼지국밥은 조리가 간단치 않다. 매장마다 동일한 맛과 조리작업의 표준화는 프랜차이즈 사업의 핵심이 된다.

‘the진국’은 공장에서 미리 제조된 반가공품을 가맹점에 제공해 누구나 매장 운영이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때문에 주방장이 필요없다. 식당 운영 경험 없는 창업자가 시도할 수 있는 문턱을 낮춘 것이다.

입지는 대학가 주변이나 유흥 및 상업지구 초입에만 입점하도록 제한했다.

현재 ‘the진국’ 가맹점의 월 평균 매출은 4천800만원으로, 일부 매장의 경우 1억3천만원을 넘기도 한다.

손석우 대표는 “본사는 가맹점에게 끊임 없이 ‘섬김과 나눔’이라는 의미를 제공해야 한다”며 “연근, 전복 등을 첨가한 ‘프리미엄 국밥’, 돼지 등뼈를 바비큐 소스에 버무린 ‘수북구이’ 등 가맹점에 제공할 신메뉴도 개발한 만큼 가맹점 성공을 끊임없이 이끌겠다”고 말했다.

 


※ 돼지국밥의 유래

돼지국밥의 유래는 고려시대와 한국전쟁 때 생겼다는 두가지 설이 유력하다. 고려시대에는 지배계층이 백성들에게 돼지고기와 개고기를 선사한 것을 백성들이 설렁탕 형식으로 뼈를 이용해 만들었다는 유례가 있다. 또 한국전쟁 때 경상도로 내려간 피난민들이 먹을 것이 부족하자, 미군부대에서 나오는 돼지 뼈를 이용해 설렁탕을 만들어 먹었다는 설도 있다.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