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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4월이 오면

 

 

4월이 오면                                                                         /최화숙
 

 

봄비 타고

꽃바람 몰고서

싱그러운 4월이

목련 가지 끝에 오면,



잔솔가지 너머엔

먼저 온 봄이

물결을 반짝이며 흐르고



아이가 냇물에 발벗고 들어서면

낯간지러운 조약돌이

흩어지는 봄날



개나리 움트는 소리는

나른한

춘곤을 밀어낸다.

 

4월은 날씨가 맑고 밝은 ‘청명’과 봄비가 내려 백곡이 윤택하다는 ‘곡우’에 이르는 절기에 해당한다. 그런데 영국을 대표하는 현대시인인 T. S. 엘리엇은 <황무지>라는 시에서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시인들이 봄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잔인한 봄을 노래했다. 그가 살던 유럽 사회는 자본주의가 만연하기 시작한 현대사회였고, 그 과정에서 삶의 소중한 가치들이 훼손되었다. 그는 이러한 현대성을 나타내고자 ‘4월을 잔인한 달’이라 했던 것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이 시는 4월의 아름다움을 한껏 담아내고 있다. 싱그러운 공기를 머금고 내리는 봄비와 잔솔가지에 맺힌 빗방울들을 보노라면 세상살이의 각박함을 훌훌 털어버리게 한다. 봄이 오면 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를 들으며 세파에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보자. 개나리 움트는 소리에 귀 기울여보자. /박병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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