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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                                                                       /장이엽

꽃잎 아래

똬리 틀고 숨어도

네 음산함을 숨길 수는 없어

가늘게 흔들리는 꽃가지의 떨림이 땅 속으로 전해져

구름 조금 낮고 빗방울 흩뿌리던 어떤 날, 날름 한입에

빨려들던 어린 개똥지바귀의 날갯짓을 난 보았어

고 가느다란 두 눈에

하늘을 다 담는다고

네 마음이,

하늘이 되냐?

-장이엽 시집 <삐뚤어질 테다>에서

 

 

 

童心이란 아이들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리라. 아이들의 생각에는 어른들의 인생에 묻어있지 않아 그야말로 자연스럽고 천진할 것이다. 아이들은 그들이 그들의 나이에 알아서는 안 되는 것들이 있게 마련이고,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미래의 꿈과 필요한 지식을 알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한다. 뱀을 바라보는 눈도 차이가 있다. 시인은 동심의 시각으로 뱀을 바라본 듯하다. 그러니까 약간의 차이야 있겠지만, 이 뱀은 호랑이어도 무방하고, 치-타여도 무방하다. 약자에 대한 잔혹한 살생이 악마의 얼굴로 다가온 것이다. 천성이 악한 자는 아무리 그 이빨과 발톱을 숨겨도 끝내는 정체가 드러나게 마련이다. 하늘을 닮는다고 하늘이 될 수 없는 존재들, 세상 곳곳에 뱀처럼 똬리를 틀고 있는, 그들로 인해 세상은 험난할 수밖에 없다. /장종권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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