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군것질거리를 팔아 근근이 입에 풀칠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정부에서 4대 악(惡)을 근절하겠다며 불량식품으로 매도해 문방구는 문 닫기 일보 직전입니다.”
4대악 근절이 시작되면서 문방구에서 판매하는 식품을 불량식품으로 보는 잘못된 인식 탓에 매출이 줄어 도내 문방구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18일 오전 수원 화서초 인근 문방구에 들어서자 주인 손모(54·여)씨는 침통한 속내를 밝혔다.
매장에는 왕년에 잘팔리던 준비물들은 눈에 띄지 않았고 식품류가 상당수 차지하고 있었다.
손씨는 “학교에서 준비물을 직접 구매해 나눠주기 시작하면서 준비물을 찾는 학생들이 사라졌다”며 “하루매출 70%를 차지하는 식품류 조차 판매가 급감해 죽을 맛”이라고 토로했다.
더욱이 손씨 매장은 식품류 매출이 10년 전에 비해 20% 수준으로 감소했지만, 이마저도 불량식품이라는 인식 탓에 판매량이 줄고 있어 그야말로 고사 직전이다.
다른 학교 문방구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화홍초 인근에서 30년 가까이 문방구를 운영한 이모(80)씨는 정부에서 실정도 모른 채 ‘불량식품’을 지정해 애꿎은 문방구 업계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씨는 “학교 앞 불량식품은 국민들에게 있어 학창시절 추억이자 간식거리”라며 “정부에서 말하는 불량식품은 속여팔고, 먹지 못하는 음식 등인데 문방구에서 판매하는 식품만 매도하는 꼴”이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매달 공무원들이 와서 검사를 해도 단 한번 단속된 적도 없고 문제가 발생한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 문방구에서 판매되는 과자는 인근 슈퍼마켓에서도 볼 수 있었고 이씨가 판매하는 식품들은 모두 영양표시와 제조정보 등을 갖추고 있었다.
인근 다른 문방구의 사정을 알아보기 위해 나섰지만 수년전까지 10여 곳이 넘던 문방구는 3곳으로 줄었고 이마저도 2곳은 오전에 문을 열지 않았다.
4대악 근절로 국민들 추억의 불량식품 ‘달고나’, ‘쫀드기’가 근절 될 위기에 처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