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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봄 가뭄에 만난 단비

 

봄 가뭄에 만난 단비/전영택

달구리 지난 동틀 녘 하늘과 땅이 물길 텄다.

봄비다!

꽃샘바람 잠재운 약비에

새 풀잎들 새벽 귀잠 깨어

남실바람에 춤사위가 귀엽다.

삼동 지낸 뭇나무들

긴 겨울잠에 마른 몸

우듬지에서 밑동까지 흠뻑 젖는다.

철겨운 봄철가뭄에 지친 들녘

추적추적 내리는 단비가 좀 고마울까.

산골 천둥지기에도 봄비는 종요로우려니.

우산 밖으로 내민 손바닥에 고인 빗물

맛이라도 보듯 혀끝을 대어본다.

산길 오르다 만났던 샘물 맛이 이랬던가!?

봄비, 약비, 봄 가뭄에 만난 단비!

 

 

 

꽃들이 만개하는 봄이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이맘때면 우리를 괴롭히는 불청객이 있다. 바로 중국에서 날아온 황사다. 황사는 보통 중국대륙이 봄철에 건조해지면서 북부 고비사막과 타클라마칸사막, 황하 상류지대의 흙먼지가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까지 날아오는 현상이다. 이 황사 때문에 꽃들도 집들도 하늘도 온통 누렇게 변색되고 있다. 천연의 색을 만끽해야 할 이 봄날에! 다행히 봄비가 있다. 봄비는 황사에 찌든 우리 산하에겐 약비 같은 존재이다. 비록 황사에 찌든 것들을 씻겨주는 것을 말하고 있지는 않지만 전영택 시인은 <봄 가뭄에 만난 단비>에서 봄비는 그야말로 ‘약비’요, ‘단비’라 말하고 있다. 봄비의 이로움을 일깨워주는 또 다른 시가 있다. 정호승 시인은 <나뭇잎을 닦다>에서 ‘저 봄비가 나뭇잎을 닦아주고 기뻐하는 것을 보라’라고 말하며 ‘나뭇잎에 앉은 먼지 한번 닦아주지 못하고 사람이 죽는다면 사람은 그 얼마나 쓸쓸한 것이냐’라고 말했다. 우리도 봄비처럼 누군가에게 이로운 사람이 되어보자. /박병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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