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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황산 일출

 

황산 일출                                                         /전오

여명(黎明)의 운해

호자관해(狐子觀海) 정상에

하늘이 앉았다.



기기묘묘한 암봉 위

억겁의 세월이 빚어낸

호자(狐子)가 앉았다.



천년이 하루련가?

세월의 덧없음을

알몸으로 끌어안고

발갛게 익은 햇덩이에 몸을 던진다.



운해 아래 세상은

욕망으로 앓아대는데

구천 봉우리 헤집고 오르는 새날은

참으로 신선하다.

청정하다.

 

중국 황산은 바위와 소나무, 구름 등이 빚어낸 절경으로 유명한 산이다.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오악(五岳: 태산, 화산, 형산, 항산, 숭산)을 보고 나면 다른 산이 보이지 않고, 황산을 보고 나면 오악이 보이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황산은 중국 최고의 명산이다. 이 시는 그런 황산의 풍경을 한 폭의 수묵담채화처럼 생생히 묘사하고 있다. 열 번 올라가도 한 번 볼까 말까 한 황산의 일출, 이 시의 화자는 운 좋게도 황산 일출을 만끽하고 있다. 운해 사이로 여명이 밝아오자 간밤의 어둠과 안개가 걷히고 기기묘묘한 암석들이 제 모습을 드러낸다. 이처럼 웅장한 풍광 앞에서 시간의 덧없음과 욕망 가득한 산 아래의 세상살이를 깨닫게 된다. 그와 더불어 새날의 소중함도 마음에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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