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06 (토)

  • 흐림동두천 21.5℃
  • 구름많음강릉 26.7℃
  • 흐림서울 23.2℃
  • 구름조금대전 24.1℃
  • 구름많음대구 26.0℃
  • 구름조금울산 26.7℃
  • 흐림광주 26.3℃
  • 맑음부산 23.3℃
  • 구름많음고창 26.2℃
  • 구름많음제주 25.8℃
  • 흐림강화 20.4℃
  • 흐림보은 21.3℃
  • 구름많음금산 23.3℃
  • 맑음강진군 25.0℃
  • 구름많음경주시 25.0℃
  • 맑음거제 23.4℃
기상청 제공

음악을 찾는 여정… 스칸디나비아로 이끌렸다

켄트·시규어 로스 등 북유럽 밴드
음악찾아 떠나는 한 소녀의 모험기

 

세상에 똑같은 여행은 없다.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온종일 걸음을 옮기는 여행도, 세상에 단 하나뿐인 그림을 보기 위해 떠나는 여행도, 속도를 줄이고 책을 읽거나 그저 쉬었다 가기 위한 여행도 있다.

책 ‘너도, 나처럼, 울고 있구나’의 저자 문나래가 선택한 여행은 음악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었다.

작가는 시규어 로스(Sigur Ros), 뮤(Mew), 켄트(Kent),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Kings of Convenience) 등 음악가들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음악을 만나기 위해 아이슬란드, 덴마크, 스웨덴 등의 북유럽 국가로 떠난다.

책은 한 편의 동화 같다.

 


‘청춘, 북유럽 히든트랙’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저자는 아직 성숙에 이르지 못한 존재, 청춘이다.

만물이 푸른 봄철이라는 뜻의 청춘. 이제 막 봄의 햇살을 받아 자라나기 시작한 새싹에게 세상은 너무도 크고 두려운 것일 때가 많다.

아직 스스로의 슬픔과 외로움을 감내하기에도 벅찬 존재다.

그토록 가녀린 청춘이 마주한 북유럽은 그야말로 ‘날 것’이다.

태초의 자연, 원시적인 생명을 그대로 지닌 북유럽에서 작가는 한없이 작아짐을 느꼈음을 전한다.

거대한 자연과 아름다움 사이에서 작아지는 자신을 보는 일은 지독히도 슬프고 외로웠다. 그래서 문나래의 이야기는 동화 같다.

북유럽이라는 신비로운 땅으로의 모험, 그 속에서 울고 웃으며 성장해가는 한 소녀의 이야기.

거대한 자연 앞에서 두려워하고 또 홀로 지독하게 외로워했던 그 땅을 다시 추억하는 소녀의 동화다.

‘청춘, 북유럽 히든트랙’이라는 부제에서 주목할 또다른 부분은 ‘히든트랙’에 대한 비유다.

 


마지막까지 재생을 멈추지 않고 음반의 여백을 즐겨야만 발견할 수 있는 히든트랙처럼, 북유럽의 숨겨진 아름다움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마지막까지 숨죽여 기다려야 한다.

작가 문나래가 북유럽까지 찾아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곳에서 날아온 음악 때문이다.

북유럽 밴드의 음악을 들으며 상상하고 꿈꿨을 북유럽의 색채, 냄새. 그 모든 것들을 찾아 북유럽으로 간 작가는 북유럽의 모든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천천히 걸으며, 북유럽의 자연과 그곳의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화음을 듣는다.

북유럽에 숨겨진 진짜 소리를 듣는 순간, 여행자는 처절하게 시리고 외로운 땅 북유럽과 동화(同化)된다.

끝난 줄 알았던 음반의 마지막 트랙 끝자락에서 새로운 소리가 시작되는 것처럼, 저 멀리 들려오는 희미한 음악에서부터 세상의 노래는 다시 시작된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