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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성명순

몇 그램 달랑 갖고 접었다 폈다

이 꽃 저 꽃 비밀을 털어버린다



나도 접고 싶다

아주 가볍게

아주 시원하게

아주 고운 색으로 분칠하고 사뿐 날아가고파



상상의 날개를 펼친다

잠시 침묵하고

산으로

들로 날아오르는 날들

한 번 더 깊은 숨을 들이 마신다



바람처럼 스치는 세월

수국이 하얗게 피어난다

가슴 한쪽이 아릿해

철모르는 화사한 날개짓

하루 해 늪으로 빠진다

 

 

 

나비가 날갯짓을 하는 모양을 보면 꽃잎이 바람에 날리는 것과 흡사하다. 이 시에서 나비는 꽃에서 꽃으로 옮겨가며 비밀들을 털어내고 있다. 이 시의 화자는 나비처럼 누군가에서 누군가로 옮겨가며 가볍고 시원하며 고운 색의 언어들을 털어내고 싶어 한다. 바로 그런 존재가 시인(詩人)이 아닐까? 시인은 상상의 날개를 펼친다. 잠시 침묵하고 깊은 숨을 들이마시며 가슴 한쪽을 아릿하게 만드는 시어들을 토해낸다. 이 시를 쓴 성명순 시인은 수원예술학교 교장인 신금자 수필가와 함께 교감으로 봉사하고 있다. 비바람 몰아쳐도 해바라기 씨앗을 둥글게 여물 듯, 엄마의 모성으로 모진 서러움을 감싸 안으며 꼬박꼬박 비상의 하루를 열어가는 시들을 쓰고 있다. 시인의 날갯짓으로 아름다운 꽃잎들이 만개하기를 바라본다. /박병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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