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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넘게 돼지농사 지었지만 이렇게 키우기 힘들기는 처음”

떨어진 고기값 10개월째 지속…사료값은 계속 올라 ‘적자행진’
분뇨처리비·구제역 등 백신접종 비용도 만만치 않아 농가부담

 

평택 오성면 양돈농장

“돼지 가격은 끝을 모르고 떨어지는데 사료비, 분뇨처리비에 구제역 백신 접종비까지 다 부담해야 하니 돼지 키울 맛이 안 납니다.”

지난 10일 오후, 반가운 봄비가 내렸던 평택시 오성면에 위치한 농장에서 만난 최모(52) 씨는 시종일관 어두운 얼굴로 축산농가의 암울한 미래에 대해 털어놨다.

“20여년 간 돼지를 키워왔지만 지금처럼 오랜 기간동안, 그것도 유례없는 적자폭을 기록하며 불황이 지속된 것은 처음”이라며 “생산비도 안 나오는 돼지를 키우면서 불어난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농장을 접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많이 봤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경기도내 축산농가들은 돼지·소 가격의 끝 모를 추락에 비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사료값, 구제역 공포에 따른 백신접종 비용의 추가 부담 등 삼중고를 겪으면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12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지난 2011년 6월 1㎏당 7천165원이었던 돼지값은 지난해 8월 이후 3천원대로 떨어지진 뒤 10여개월 동안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중국발 AI와 구제역 발병 소식은 지난 2011년 전국을 구제역 공포에 휩싸이게 했던 도내 축산농가들을 악몽으로 내몰고 있다. 당시 800마리의 돼지를 산채로 매몰해야만 했던 최 씨에게도 구제역은 ‘트라우마’다.

백신접종 역시 최씨에게 큰 부담이다. 지난해부터 1천마리 미만의 양돈농가(소는 50두)에는 100%가 지원되지만 1천500마리의 돼지를 키우고 있는 최 씨에게는 50%만 지원되기 때문이다.

마리당 약 2천500원이 드는 백신을 연 3회 접종하려면 1천125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게다가 ‘가축전염병예방법’에 따라 백신을 접종하지 않으면 최대 5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는 것도 무시할 수도 없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현실인 셈이다.

최씨는 “백신을 접종한다고 해서 항체가 100% 생기는 것도 아닌데다, 백신 때문에 돼지들이 스트레스를 받아 유산하는 경우도 생긴다”며 “효과도 의심되고 지원도 안되는 백신을 농가에서 부담하려니 한숨만 나온다”고 털어놨다.

거기에 출하할 때까지 마리당 2만원 가량이 소요되는 분뇨처리값과 계속 오르는 사료값도 감당할 범위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최씨는 “지난해 이맘때 마리(115~120㎏)당 47만원에 출하했던 돼지가 지금은 32만원밖에 하지 않는다”며 “돼지고기 무관세 수입, 대기업의 축산업 진출 등으로 양돈농가들이 다 죽어가고 있는데 정부는 나몰라라 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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