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의 염태영 수원시장은 더 이상 글을 잇지 못했다.
지난 17일 박영숙 전 지속가능발전위원장이 지병으로 별세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조문을 다녀온 염 시장은 18일 새벽 4시, 인생의 큰 스승을 잃은 제자의 심정을 써내려갔다.
‘빈소에선 제 어머니를 또 잃은 것 같은 서러움으로 눈치없이 솟는 눈물을 겨우 겨우 참아내다가 방금전 귀가하고는 하염없이 허망한 마음에 이렇게 몇자 적습니다’며 운을 뗀 염 시장은 ‘선생님은 제게 항상 삶의 바른 방향과 자세를 안내해 주시는 가장 큰 어른이셨습니다. 요즘 멘토라는 말이 방송에서 하도 가벼이 쓰여 정작 제게 진정한 멘토이신 선생님을 그렇게 표현하지 못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염 시장에게 박영숙 위원장은 해방 이후 가부장적 한국사회를 변혁고자 앞장섰던 여성이자 7~80년대 독재에 항거한 지혜로운 민주투사였고, 8~90년대는 우리사회에 생소했던 시민환경운동과 지구촌의 지속가능발전의 전문가였다.
염 시장은 지난 2010년 수원시장의 취임식장 맨 앞자리에서 진심으로 축하해준 박 전 위원장을 잊지 못한다. 또 과거 두번의 출판기념회에도 직접 참석해 축하해 주었던 것 역시 큰 의미다.
‘염태영 대표를 보고 있노라면 젊은 시절의 저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염 대표가 걸어온 길과 제가 걸어온 길 사이에는 상당히 유사한 점이 많기 때문이지요. 기독교 학생운동을 했던 점이나 시민단체 활동, 지속가능발전을 위해 일하는 모습 등이 그 예가 될 것입니다.(....중략)’
바로 박 전 위원장이 염 시장이 낸 책에 손수 써준 축하글 중 일부다.
그런 박 위원장을 떠나 보내는 염 시장은 ‘선생님을 만나 잠시라도 모시게 된 것은 제 인생에 큰 행운이었습니다.(중략) 선생님께서 배려해주신 그 고마움을 저는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마무리해 보는 이들을 울렸다.
한편 박 전 위원장은 스승의 날을 이틀 앞둔 지난 13일 염 시장이 직접 써서 우편으로 보낸 감사의 편지를 끝내 받아보지 못하고 생을 마감해 주변 사람을 안타깝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