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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그러니 애인아

 

그러니 애인아                                   /김선우

바람에 출렁이는 밀밭 보면 알 수 있네

한 방향으로 불고 있다고 생각되는 바람이

실은 얼마나 여러 갈래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배가 떠날 때 어떤 이는 수평선을 바라보고

어떤 이는 물을 바라보지

그러니 애인아 울지 말아라

봄처럼 가을꽃도 첫 마음으로 피는 것이니

한 발짝 한 발짝 함부로 딛지나 말아주렴

시집 <내 몸 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문학과 지성 2007>

 

우리는 얼마나 여러 갈래 마음을 가지고 있을까. 사람들은 스스로에게 물어보지 못할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에 잠들기까지 수많은 갈등 속에서 질문을 생략하기 일쑤다. 일상생활에서 그럴진대 우리들 내면에서는 얼마나 많은 갈등의 싸움이 있을까. 하물며 사랑이라는 이름의 벅찬 무엇이 밀물 썰물처럼 드나들 때 돌아누워 베개를 적셔 본 사람은 알지도 모르겠다. 한 방향으로 부는 바람이 얼마나 여러 갈래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막 흐드러지는 꽃에게도 함부로 말 붙이기 힘든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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