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시민들이 찾는 수원 나혜석거리가 밤이면 인근 호프집 등 음식점들이 돈벌이에만 급급해 무단으로 도로를 점령한 채 불법영업을 벌이고 있어 시민들의 불만이 일고 있다.
특히 문화의 거리라는 명칭과는 달리 취객들의 소음과 이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 등으로 밤이면 음주의 거리로 전락되는 실정이지만 관리당국은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2일 수원시와 인근 주민 등에 따르면 시는 2000년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화가 나혜석을 기리기 위해 팔달구 인계동 효원공원 서쪽입구부터 600m구간을 나혜석거리로 조성했다.
그러나 인근 호프집과 음식점 등은 나혜석거리 조성 이후 지금까지 봄부터 가을까지 매년 인계동 1139~1141번지 등 도로를 무단으로 점령, 야외 테이블 등을 이용한 영업장으로 변경해 불법영업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가족과 연인 등 시민과 나들이객은 극심한 통행 불편은 물론 호프집 손님들이 피우는 담배연기와 소음, 고성 등에 고스란히 노출한 실정이다.
더욱이 영업이 끝난 아침이면 취객들이 버리고 간 담배꽁초와 각종 오물 등 쓰레기들로 아수라장으로 변해 아침이면 인근 일명 ‘인계동 박스’와 맞물려 마치 쓰레기 전쟁터를 방불케 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지만 팔달구는 계도는 커녕 적극적인 단속과 관리에 손을 놓고 십수년째 불법영업을 사실상 방치하면서 의혹마저 일고 있는 상태다.
이모(29)씨는 “지난 주말 아내와 아이를 데리고 바람을 쐬러 나왔다가 소음과 담배연기 때문에 오히려 불쾌지수만 올라갔다”면서 “시민들의 혈세로 조성한 도로를 마치 자신들의 영업장인양 당연시하며 돈벌이에만 급급한데도 수원시와 팔달구는 노골적인 불법영업마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김모(37)씨도 “시가 예산을 들여 나혜석거리를 조성했지만 나혜석은 없고 술집과 취객만 넘쳐나고 있다”며 “십년 넘게 불법영업을 벌이고 있는 음식점 등도 문제지만 사실상 불법을 묵인하는 시가 더 문제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팔달구 관계자는 “음식점이 야외 영업을 벌이는 것은 점용허가 대상이 아니며, 점용하고 있는 곳이 사유지인지 도로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빠른 시일 내에 현장 확인을 한 뒤 문제가 된다면 시정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