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시의 한 사립고등학교 기숙사에서 집단 식중독 증상이 발생해 보건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특히 이 학교는 기숙사 학생들의 집단 식중독 증상이 나타나자 학교·보건당국에 신고조차 하고 있지 않다가 이같은 사실을 알게 된 학부모들이 항의하자 이틀이 지난 뒤에야 늑장 신고한 것으로 드러나 사건을 은폐하려 한게 아니냐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2일 경기도교육청과 안성시보건소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밤 11시쯤 안성시에 위치한 가온고등학교 기숙사 학생 11명이 복통과 설사, 구토 증상을 일으켰으며 이중 7명이 안성의료원과 성모병원에서 장염 의심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학교측은 11명의 학생에게 식중독 의심 증상이 발생했는데도 경기도교육청이 학교급식 기본방향에서 정하고 있는 ‘식중독 의심 증상 발생시 즉각 보고’ 의무를 지키지 않고 이틀이 지난 24일 오후가 돼서야 시보건소와 교육청에 신고했다.
이마저도 학생들로부터 소식을 전해들은 학부모들이 먼저 학교와 보건당국에 신고한 뒤 학교측에 항의하자 하루가 더 지나서야 신고한 것으로 비난이 일고 있다.
더욱이 학교가 교육청과 보건소에 신고한 24일은 이 학교의 1년중 가장 큰 행사인 개교기념일 행사가 열린 날로 황은성 안성시장 등 지역의 유명 인사들이 모두 참석해 있어 학부모들의 항의로 행사의 차질이 생길 우려 때문에 신고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이 학교 학부모 A씨는 “평소에도 아이들이 부실하고 비위생적인 급식 상태를 사진으로 찍어 보내와 학교측에 항의도 여러번 했지만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며 “아이들에게 식중독 증상이 발생한 것도 모자라 학교가 보건당국에 이틀이나 지나도록 신고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은폐하려 했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학교 관계자는 “기숙사 전체 학생들 중 일부 학생만 복통과 구토, 설사 증상이 있어 집단 식중독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며 “일부러 은폐하려던 것은 절대로 아니다”고 해명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에서 이런 일이 발생할 경우 즉시 신고해야 하는데도 학교측에서 사태를 안일하게 생각한 것 같다”며 “안성시보건소와 함께 학생들의 가검물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 보내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중에 있으며 결과가 나오는대로 학교 관계자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