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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풍향계

 

풍향계                                          /이덕규

꼬리지느러미가 푸르르 떨린다



그가 열심히 헤엄쳐가는 쪽으로 지상의

모든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그 꼬리 뒤로 빛의 속도보다 더 빠르게 더 멀리 사라져가는



초고속 後爆風의 뒤통수가 보인다



그 배후가 궁금하다

-이덕규 시집 <다국적 구름공장 안을 엿보다/문학동네 2003년>

 

풍향계는 바람이 불어야 생존을 보장받는다. 눈과 얼음을 녹이며 부는 봄바람도 있을 것이고 모래바람을 몰아오는 황사바람도 있을 것이다. 여름날 시원하게 땀을 식혀주는 바람도 있을 것이나 살을 에는 칼바람도 있을 것이다. 삶에도 끝없이 바람이 분다. 시인은 그 바람의 배후를 의심하고 있다. 방향 잃은 바람이 풍향계를 무용지물로 만든 것일까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바람은 미처 읽기도 전에 빠르게 스쳐 지나가버린다. 시인은 빛보다 빠른 바람의 뒤통수를 바라보며 궁금해 할 뿐이다. 우리 모두가 그렇지는 않을까 정말 그 배후가 궁금하다 꼬리지느러미를 푸르르 떨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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