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조선시대 한양과 삼남(충청, 전라, 경상)지방을 연결했던 옛길 삼남길을 도내 시·경기문화재단 등과 함께 연구고증을 거쳐 개통했지만 일부 구간에 대한 관리가 부실해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의왕시와 수원시를 잇는 골사그내~지지대비 구간은 산길에도 불구하고 안내표지가 부족한 것은 물론 개인 농경지가 삼남길에 포함된 탓에 농작물 훼손 등의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5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도는 경기도문화재단·(사)아름다운도보여행과 함께 연구고증을 거쳐 앞서 지난해 개통했던 수원·화성·오산시 삼남길에 이어 지난달 25일 과천·안양·의왕·평택시를 지나는 구간도 개통했다.
이에 따라 삼남길은 제1길 한양관문길의 시작지점 남태령 표석부터 제10길 소사원길이 끝나는 안성천교까지 7개시 89㎞를 거쳐 조성돼 주말은 물론 평일도 도민들이 찾는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기존 삼남길 연구고증 과정에서 현재 고속도로 등 환경변화로 단절된 구간 등의 대체로 조성이 산길 등을 통해 진행되면서 일부 구간이 사실상 걷기에 적합하지 않은 것은 물론 관리 소홀로 시민들의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실제 의왕에서 수원으로 넘어가는 제3길 모락산길의 경우 골사그내~지지대비 구간 중 지지대고개로 이어지는 산길구간은 사람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은듯 길인지 풀밭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더욱이 길안내 역할을 하는 표식 리본의 경우 30~40m 간격으로 나뭇가지에 걸려있지만, 정작 산속 갈림길에는 표식 자체가 없어 길을 잃고 헤매는 경우도 다반사다.
또 산길로 이어지는 특성상 개인 사유지 통과 구간이 종종 존재해 자칫 토지주와 삼남길 탐방객들과의 충돌은 물론 골사그내~지지대쉼터~해우재 진입 구간 등은 농작물 훼손마저 우려되는 실정이다.
안모(54)씨는 “삼남길 개통 소식에 역사가 숨쉬는 탐방을 기대하고 나섰다가 길을 잃고 헤맨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라며 “걷기 열풍에 때맞춘 삼남길 조성도 좋지만 홍보에만 열을 올릴 게 아니라 제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관리는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의왕시 관계자는 “개통된지 얼마 되지 않아 안내표지판·스토리보드 등이 다소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며 “앞으로 지속적인 관리로 가을쯤 최종적으로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삼남길 개척 과정에서 토지 매입은 최대한 자제하고 비용을 줄이다 보니 개인 사유지를 지나는 길이 종종 있다”며 “사유지 경유 구간 문제 발생시 대체로를 바로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