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건전한 결혼문화 정착을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경기도청 무료 예식장’ 사업이 10개월째 사실상 단 1건도 이용자가 없어 개점휴업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결혼식 장소만 무료일뿐 이용상담 및 스튜디오 촬영, 피로연 등을 위한 지정업체들도 대부분 서울 등에 소재한데다 가격도 시중의 예식업체와 비슷한 수준으로 별반 차이가 없다.

1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해 9월부터 저비용 결혼문화 확산을 위해 주말과 공휴일에 한해 도청 직원과 다문화가정, 저소득층 등을 대상으로 도청을 결혼예식 장소로 무료 개방키로 했다.

도는 이를 위해 결혼 전문업체와 계약을 맺고 청내 신관 제1회의실을 결혼식장으로, 신관 소회의실을 폐백실 및 신부 대기실로, 264석 규모의 구내식당을 피로연장으로 제공키로 했다.

그러나 시행 10개월에 이르도록 이용건수가 단 1건도 없다.

도가 지정한 결혼전문 및 피로연 업체의 비용이 일반 시중 예식업체에 비해 차이가 없는데다 대부분 서울에 위치한 터라 이용하기에도 불편하기 때문이다.

도 지정 결혼예식업체는 웨딩블라섬, 벨에포크웨딩, 웨딩플래닝서울, 삼성토탈웨딩 등 4곳이다. 이 가운데 삼성토탈웨딩만 용인에, 나머지 3곳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하고 있다.

여기에 예비부부가 도청 결혼식장을 이용하기 위해선 각 예식업체 사무실을 직접 찾아 스튜디오 촬영과 이용가격 등을 상담해야 하는 불편함을 겪어야 한다.

이용 가격은 평균 웨딩블라섬은 262만~297만원, 벨에포크웨딩은 275만원, 웨딩플래닝서울은 273만원, 삼성토탈웨딩은 243만원 수준이다. 수원시 소재 A예식업체 평균 250만원, B예식업체 280만원과 비교해 차이가 없는 상태다.

결혼식 하객을 위한 피로연 음식 역시 도 지정 피로연업체의 경우 뷔페 기준 1인당 2만6천~3만6천원으로 A예식업체 3만3천원과 비슷한데다 최소인원이 150명이 넘어야 한다는 단서조항이 붙는다.

특히 피로연업체는 동양캐더링(서울 송파구), 나섬푸드, 규수뷔페(이상 하남), M&H외식산업(수원) 등 4곳이 순번제로 운영되고, 가격대별 메뉴조차 동일하다. 예비부부의 선택권도 없는 실정이다.

야외예식을 올릴 경우 전체 비용가운데 50%를 이용자가 부담해야 하고, 피로연 역시 1인당 5천원의 비용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앞서 지난해 10월 도청 첫 결혼식을 올린 권모씨의 경우 도 지정 예식업체가 아닌 시중 예식업체를 이용했으며, 같은 달 결혼을 예약한 2쌍의 예비부부는 이용안내 후 아예 포기했다.

도 관계자는 “매월 10건 정도의 문의전화가 걸려오나 가격 등에 대한 안내 후 가격과 이용불편 등을 이유로 도청 결혼을 포기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