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오산공군기지(K-55)측이 신장쇼핑몰 상가에 대해 내린 오프리미트(off-limit·미군장병 업소출입금지) 조치로 촉발된 미군기지 인근 상인들의 시위가 20여일 만에 슈퍼 ‘갑’인 미군 측의 승리로 끝났다.
더욱이 미군 측은 오히려 기존 7개에 업소에 대해 내린 오프리미트를 32개의 업소로 확대해 ‘시위 집회에 대한 보복성 제재’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3일 ㈔한국외국인관광시설협회 송탄지부 회원들과 인근 상가 주민들에 따르면 ‘주한미군의 월권행위 및 직권남용 중지’와 ‘클럽 종사자로 일하고 있는 필리핀 여성들을 성매매 주범으로 몰아세우는 일을 중지해 줄 것’을 요구하는 집회를 지난 달 14일부터 진행해 왔다.
이 때문에 미군측은 기존에 없던 통행금지를 자국민 보호라는 이유로 오후 1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부대 앞에 대한 전면 통행금지 조치를 취해 일대 상가 매출이 급감하는 등 후 폭풍에 시달렸다.
사태가 이렇게 되자 일대 상가 주민들은 시설협회 회원들에게 ‘집회중지’를 요구했고 끝내 상인들 간의 싸움으로 번졌다.
시설협회 김동민 회장은 “미군 측이 클럽에서 종사하고 있는 필리핀 여성들을 성매매 주범으로 몰아 세우고 오프리밋이란 규정을 내세워 월권행위 및 직권남용으로 영업 등을 방해하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우리의 뜻이 관철되지 않았지만 우리 지역 상권에 피해가 발생됨에 따라 일단 집회를 철회하고 대화로 풀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 우리가 잘못하면 우리나라 경찰에게 조사를 받고 벌을 받으면 된다”며 “하지만 현재 신장쇼핑몰에서는 우리나라 법의 보호도 받지 못하고 다른 나라의 잣대에 따라 피해를 보고 있어 이게 약소국의 설음인 것 같다”고 한탄했다.
이에 대해 사단법인 평택사회경제발전소 이은우 대표는 “좋은 이웃 흉내를 내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슈퍼 갑’으로 군림하며 불평등하고 인종차별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는 미군 측은 반성을 해야 한다”며 “미군기지가 평택에 주둔한 지 60년이 넘는 현재 미군부대와 평택사람들의 관계는 수평적 협력적 관계로 재정립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