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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의 시대… 인간의 나약함이 빚은 절대자의 허상

2차대전 후 메시아 자처한 남자
그를 믿은 또다른 남자 이야기
인간의 본질적 결핍과 나약함
신경 쇠약 겪는 주인공에 투영
절대자 추종에 대한 의미 반추

 

매 작품마다 섬세하고 치밀한 연출력으로 유수의 영화제에서 놀라운 수상 기록을 세우며 현대 미국영화의 대표감독으로 손꼽히고 있는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이 5년 만에 내놓은 야심작.

영화 ‘마스터’는 세계 2차 대전이 끝나고 난 직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해 하던 1950년대를 영화의 배경으로 주목한다.

정신적 외상을 갖고 있는 ‘프레디’라는 한 남자가 인간의 마음을 연구하는 ‘코즈(The cause)’의 창시자이자 마스터라 불리는 ‘랭케스터’를 만나면서 변화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영화는 마스터와 한 남자의 미묘한 관계의 흔들림을 꼼꼼하게 담아내고 있다.

이를 통해 영화는 관객에게 나약한 심성을 가진 인간이 절대자를 믿는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한 뿌리깊은 질문을 던진다.

사랑을 지키지 못한 자괴감에 전쟁이 끝나고 더욱 황량해진 마음의 공허를 채우지 못하고 무너져가는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프레디에게 마치 신흥종교집단 같은 코즈의 마스터 랭케스터는 자신과는 전혀 다른 세계의 사람처럼 보였다.

하지만 마스터의 곁에 머물수록 확신의 세계는 점점 더 애매해지고, 프레디는 다른 형태의 혼란스러움을 느끼며, 마스터 역시 자신과 다를 바 없는 나약한 인간이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하고, 결국 프레디는 마스터의 곁을 떠나 자신의 오랜 불안이자 트라우마였던 사랑하는 여인 도리스에게로 향한다.

이처럼 ‘마스터’는 불안과 혼란의 시대 속에서 ‘마스터’라는 절대적 존재에 대해 목마름을 느끼는 인간, 그리고 필연적으로 나타나게 되는 확신과 신념의 세계를 이야기하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이자, 사랑이라는 원형에 대해 끝없이 결핍과 불안을 느끼는 인간 심연에 대한 탁월한 통찰을 보여주는 영화다.

한편, 음악감독을 맡은 라디오 헤드의 기타리스트 조니 그린우드가 선사하는 OST는 거친 이야기들 틈에서도 영화의 순간순간을 로맨틱하게 감싸 안으며 영화의 깊이를 더한다.

또한 65mm필름 촬영이라는 감독의 파격적인 선택은 영화 내내 관객을 압도하는 아름답고 강렬한 이미지와 오랜 시간을 지나온 듯한 깊은 질감으로 실제 과거로 돌아간 것 같은 신비로운 체험을 선사한다. 1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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