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는 크고 작은 동관을 용접해 만든 인체상들이 눈길을 끈다. 이 조각들은 전시의 제목처럼 자기 자신을 바라보듯, 성찰하듯 누군가와 함께 혹은 혼자서 서있는 형태를 보인다.
1991년, 우연히 들른 고물상에서 동으로 된 선을 발견한 작가는 꽉꽉 뭉쳐져 내 동댕이쳐진 그 폐기물(재활용품)이 마치 자신처럼 느껴졌고, 이후 ‘동’이라는 소재는 줄 곧 작가의 작품을 구성하는 주요한 요소가 됐다.
다양한 통과 관으로 이루어진 작가의 작품들은 인체와 구조적 유사성을 보이며, 작가 자신을 보는 행위에서 출발한 작업 과정을 공유할 수 있는 강력한 인터페이스를 구축함으로서 관객들에게 자기 스스로를 보도록 유도한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2011년 태국 대홍수 현장을 방문해 허벅지까지 물에 찬 도시를 걸으며 찍은 사진들이 주로 전시된다.
작품들은 당시의 처참한 상황을 보여주지만 “인간이 사라진 이 곳에 오히려 자연은 더 충만하였다.”며 “아 자연은 그저 스스로를 정화시키고 있는 것이구나. 못된 인간으로부터.”라고 전하는 강제욱 작가는 말에서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현장의 느낌과는 다른 작가의 의도를 읽을 수 있다.
한편, 안재홍 작가와의 대화는 오는 20일 오후 4시 대안공간눈 1전시실에서 진행되며, 강제욱 작가와의 대화는 하루 앞선 19일 오후3시 제2전시실에서 열릴 예정이며, 20일에는 2인조 혼성 모던락 밴드 ‘HR시간’의 재능기부공연이 함께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