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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강 샅바 낳은 외길 50년 씨름 세계화·제2 중흥시대 연다

용인고 1학년 우연히 대회 출전
도내 장사들 물리쳐 덜컥 우승
이후 각종 전국대회 승승장구

 

한민족 고유의 운동 경기인 ‘씨름’은 우리나라 고대 사회였던 고구려의 고분인 각저총 벽화에도 흔적이 남아 있을 만큼 역사가 깊은 스포츠다. 특히 1980년대에는 ‘천하장사대회’를 통해 범국민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거두기도 했다. 이후 1997년 IMF 경제 위기를 겪으며 아쉽게도 인기가 점차 쇠락했지만 2000년대 이후 대학 씨름 등을 중심으로 다시 부흥을 꾀하고 있다. 지난 50여 년간 오로지 씨름이라는 외길을 걸으며 경기도, 나아가서는 대한민국 씨름 발전을 위해 혼신을 바친 이가 있다. 그 주인공은 최영화(67) 경기도씨름협회 전무이사다.

 

 

 

 

 



1945년 5월 22일 서울에서 ‘해방둥이’로 태어난 최영화 전무이사는 선친에게 물려받은 타고난 힘과 체격(신장 186㎝, 체중 105㎏) 덕에 고등학교 때부터 자연스레 씨름을 접하게 됐다.

용인고 1학년 재학 당시 광주시에서 열린 이른바 ‘소걸이 씨름’에 우연하게 출전했던 그는 당시 내로라하는 도내 장사들을 물리치고 덜컥 우승을 차지했고, 이를 계기로 씨름인의 길을 걸었다.

당시만 해도 경기지역 내 초·중·고 학교운동부에 씨름 종목이 없던 터라 마음 편히 운동할 수 없었지만 꾸준한 개인 훈련으로 실력을 다졌던 그는 경기도체육대회는 물론 전국종별씨름선수권, 전국장사씨름대회 등 각종 전국대회에 출전, 많은 우승 기록을 남겼다.

이후 1976년부터 중앙단체인 대한씨름협회의 경기이사, 상벌이사 등을 역임하며 체육행정에서도 역량을 발휘한 그는 1981년 씨름 인생의 전환기를 맞는다.

인천시가 당시 직할시로 승격되면서 경기도와 분리되던 1981년 7월.

체육행정 기반의 절반 이상이 인천시에 편중돼 있던 경기도체육회는 당시 많은 혼란을 겪었다. 경기도 씨름 역시 마찬가지였다.
 

 

 

 

 

 

 


인력은 물론 사무실도 마땅치 않던 시절이기에 최영화 전무이사는 도씨름협회 전무이사직을 맡으며 혈혈단신으로 도 씨름의 살림을 꾸려왔다.

그가 경기도 씨름을 위해 가장 먼저 했던 일은 도 소속 씨름팀 창단이다.

당시 경기대학교 대학본부가 수원으로 이전하기 직전인 1981년, 그는 끈질긴 설득 끝에 도내 유일의 경기대 씨름부 창단을 이끌어내며 초대 감독으로 부임했다.

인천 부평고 졸업생 위주로 선수를 선발, 6명의 창단 멤버를 꾸렸던 최영화 전무는 그해 5월 여의도에서 열렸던 국풍 81 씨름 대학부 경기에서 경기대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끌기며 대학 씨름에서 경기대의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당시 창단멤버로 맹활약했던 이들이 김준태 경기대 씨름부 감독, 조경덕 안산시청 씨름팀 감독 등이다.

최 전무이사가 7년 간 지도력을 발휘했던 경기대 씨름부는 현재 전국 대학 씨름 최강의 면모를 과시하며 경기도 씨름의 명성을 높이고 있다.

팀 창단과 더불어 그가 경기도 씨름을 위해 다음으로 나선 일은 씨름전용 체육관의 건립이다.

선수시절부터 국내에 마땅히 훈련할 만한 씨름전용경기장이 없는 것에 고민이 많았던 그는 경기도 씨름 발전과 후배 양성을 목표로 사재를 털어 1982년,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에 국내 유일의 씨름전용체육관인 ‘한조씨름전용체육관’을 세웠다.

올해로 개관 32년을 맞은 한조씨름전용체육관은 현재까지도 수원시와 경기도는 물론 전국 씨름 선수들이 훈련과 경기를 치르며 꿈을 길러내는 곳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밖에도 경기도 씨름 엘리트 육성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그는 수원 남창초와 매산초, 우만초, 권선초 등 초등학교 씨름부는 물론 수성중, 연무중, 수원농생명과학고, 수원고, 화성 반월고 등 도내 초·중·고 씨름부 창단에 앞장섰다.

또 1986년에는 경기도를 연고로 하는 ㈜해태유업 실업씨름단의 창단 감독으로서 해태유업 씨름단이 실업 최강으로 군림하는 데 많은 공을 세우기도 했다.

어느덧 햇수로 33년째 경기도 씨름을 이끌고 있는 최영화 전무의 또 다른 업적 중 하나는 씨름전용경기장인 ‘광교씨름전용체육관’의 건립 추진이다.

내년 준공을 목표로 현재 공사가 한창인 광교씨름전용체육관은 노후한 한조씨름전용체육관을 대체할 새로운 씨름전용경기장을 위해 열정을 기울인 최 전무의 노력이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염태영 수원시장, 최호준 경기대학교 총장 간의 업무협약(MOU) 체결로 이어진 것이다.

경기대 부지 내 건립 예정인 광교씨름전용체육관은 지상 2층, 연면적 2천㎡, 1천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씨름전용경기장으로 배구, 농구 등 실내 종목을 병행할 수 있는 이동식 전통 모래경기장으로 세워질 예정이다.

또 야외에는 보조씨름경기장 2면과 체력단련 산악코스 등의 부대시설도 마련된다.

최 전무는 “경기도 씨름에 각별한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새로운 씨름전용경기장 건립에 도움을 주신 김문수 지사님과 염태영 시장님, 최호준 총장님께 정말 감사드린다. 광교씨름전용체육관이 경기도는 물론 한국 씨름의 메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최 전무는 대한씨름협회 경기이사, 상벌이사, 총무이사, 전무이사 등 중앙단체 임원직을 맡으며 체육행정 분야에 힘을 쓴 것은 물론 매년 경기도와 일본 오키나와를 오가며 치르는 도씨름협회와 일본 오키나와 가쿠리키협회와의 교류전 등 대외적으로도 눈을 돌려 씨름의 세계화와 발전을 위해 매진해왔다.

현재 한국 프로씨름리그 추진위원회(가칭)의 추진위원으로 위촉돼 2006년 이후 명맥이 끊긴 프로씨름 부활을 위해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그의 바람은 제2의 씨름 중흥이다.

최영화 전무는 “그동안 경기도 씨름을 위해 함께 힘써준 수많은 선수들과 지도자, 도씨름인들에게 무한한 감사의 뜻을 전한다”며 “앞으로 힘닿는 데까지 한국 민속씨름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싶다. 과거 씨름의 영광을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이어 “50여 년간 이렇게 한 길을 걸어올 수 있었던 것은 한마디로 씨름에 미쳤기(?) 때문”이라고 스스로를 돌아보며 “체육계 후배들에게도 어떤 일이든 미칠 듯한 열정을 지니면 목표했던 바를 이룰 수 있다는 교훈을 전해주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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