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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립예술단 겉모습·속살 모두 공개

‘경기도립예술단 페스티벌’ 개최
5개 예술단·280명 예술가 참가
9일동안 다채로운 행사 마련해

 

■ ‘오픈하우스-관계자외출입금지’

음향실·영사실·백스테이지 등

안내팀 따라 도문화의전당 탐방

무대용 마이크 등 장비 직접 체험

■ 도립무용단의 ‘태권무무-달하’

동양의 천지장소 신화 바탕삼아

태권도의 기원과 가치 표현해내



5개 예술단 280명의 예술가와 함께하는 ‘경기도립예술단 페스티벌’이 지난 4일을 시작으로 9일 간의 여정에 돌입했다.

이번 페스티벌은 각자의 방법으로 많은 관객들을 만나 온 도립예술단을 하나로 모아 경쟁력을 높이고 진정한 앙상블을 만들어 내기 위해 마련된 만큼 예술단은 겉모습부터 속살(?)까지 모두 보여준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

그 시작이 4일부터 관객과의 거리 좁히기에 일환으로 진행하는 ‘오픈하우스’로, 평소 볼 수 없었던 무대 위 못지 않은 무대 뒤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또 이날 무(武)와 무(舞)의 경이로운 조화를 보여주는 경기도립무용단 ‘태권무무 달하’가 공연돼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나를 드러내는 무대보다 당신에게 진정한 위로가 되는 예술을 하겠다’는 경기도립예술단의 다짐이 페스티벌을 통해 오롯이 실현되고 있다.

▲ ‘오픈하우스-관계자외출입금지’

예술단의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이번 도립예술단 페스티벌을 기획한 도문화의전당이 이번 페스티벌 기간을 빌어 전당의 속살을 과감히 드러냈다.

‘오픈하우스-관계자외 출입금지(Authorized Persons Only)’가 그것으로 일반관객들은 물론 직원들 조차 해당 구역 담당자가 아니고서는 잘 알지 못하는 관계자들만의 구역, 관계자 외 출입금지 구역을 선택된 도민들에게 공개했다.

음향실과 영사실, 조명실을 시작으로 리허설관람, 백스테이지, 예술단 연습실, 분장실, 미소도움관을 거쳐 아늑한소극장과 갤러리 투어로 진행되며 도문화의전당 곳곳을 종횡무진 할 수 있는 이번 오픈하우스 프로그램은 전당의 완전히 모습을 안내했다.

지난 4일, 도립무용단의 ‘태권무무 달하’의 본 공연을 3시간 여 앞둔 오후 4시, 16명의 도민들이 행복한대극장 로비로 모였다.

조연주 공연전시기획팀 대리의 안내로 공연장의 구성과, 백스테이지 탐방 시 주의 사항을 전해 들은 이들은 전당의 안내팀을 따라 음향실과 조명실, 영사실을 탐방했다.

한 줄로 늘어서야 할 만큼 좁은 계단을 따라 올라 각각의 공간을 둘러 본 참가자들의 시선은 자연스레 작은 창문 너머로 보이는 도립무용단의 리허설 현장으로 옮겨졌다.

공연장의 VIP석에 앉자 마이크를 넘겨받은 이종기 무대기술팀장이 본격적인 무대 해설에 들어갔다.

대공연장 곳곳에 숨겨진 100개의 스피커에서 출발한 설명은 조명기기의 움직임, 백스테이지 각 부분의 명칭까지 꼼꼼하게 짚었다. 이종기 팀장의 위트가 멘트 곳곳에서 투어의 흥을 돋았다. 특히 그는 투어에 참가한 6명의 초등학생과 1명의 중학생 등 어린 참가자들에게는 각별한 애정도 보였다. 이 팀장은 명찰을 참고해 아이들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주면서 아이들이 탐방과 체험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했다.

이번 투어에서 무엇보다 참여자들의 흥미를 끌어낸 것은 무대용 마이크, 공연용 피아노, 무전기, 유압식 사다리 등 공연장에서 쓰이는 대부분의 장비들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한 대에 2억원이 넘는 다는 독일제 그랜드 피아노를 직접 연주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전하는 가 하면, 아이들이 무전기를 통해 조명실, 기계실 등의 공연 스텝들과 전문 용어를 사용해 소통해 볼 수 있게 했으며, 유압식 사다리 시승도 아이들 모두 체험해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때문에 1시간으로 예상했던 프로그램은 어느새 2시간 가량으로 늘어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참가자들의 얼굴에는 만족감과 미소가 번졌다.

이날 이종기 팀장은 참가자들에게 선뜻 명함을 건네면서 “이번 투어가 끝난 후에도 언제든 찾아주시면 또 다시 백스테이지로 초대하겠다”면 “아이들의 정서 발달에 문화공연 이상 좋은 것이 없는 만큼 어린이 손님들은 대 환영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여러분의 세금으로 꾸려지는 도문화의 전당이다. 성심껏 관리하면서 도민여러분께 보다 양질의 공연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는 감사의 인사도 잊지 않았다.

도문화의전당이 페스티벌 기간중 4일과 6일, 11일과 12일 총 4차례 운영하는 ‘오픈하우스-관계자외출임금지’는 사전접수로 1회 20명의 도민들을 초대 진행하고 있다.

▲ 태권무무 달하

웅장한 오프닝부터 마음에 들었다. 대공연장이 좁게 느껴질 만큼 무대 구석구석을 가득 메운 음향, 색감, 무용단원들의 연기와 격파 퍼포먼스가 오랜만에 혈기를 끓어 오르게했다.

지난 4일 도문화의전당이 마련한 도립예술단 페스티벌의 첫 공연 도립무용단의 ‘태권무무-달하’를 찾았다.

웅장한 오프닝영상이 끝나고 무의 세계에 태고의 신을 상징하는 두 남녀가 창조의 춤을 선보인다. 창조라는 거대한 주제를 표현하는 두 무용수의 애틋하고 유연한 움직임이 생명의 씨앗을 던진다.

땅의 신과 물의 신을 상징하는 두마리 용이 무대를 휩쓸고, 높은 단 위로 천상의 신을 상징하는 백호와 현무의 신이 꿈틀거린다.

전반부를 대표하는 주작의 춤은 붉게 물든 무대 위에서 화염을 표현하는 무용수들이 검붉은 천을 휘감으며 솟아오른다.

공연이 본격적으로 역동성과 화려함을 획득하는 지점이다.

이어 창조의 홍역을 치른 대지에 검을 든 여인들과 택견무를 선보이는 남자무용수들이 무대에 한차례 박력을 밀어넣으며 세계는 약육강식의 법칙을 품는다.

나비와 두꺼비, 뱀과 독수리 등이 선보이는 무대 ‘약육강식의 세계’는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롭고 또 아름다운 장면으로 꼽는다.

나비의 고운 날개짓과 두꺼비의 우스꽝 스러운 움직임, 그러나 점차 어두워져 가는 배경과 함께 두꺼비가 나비들의 공간을 넘보기 시작한다. 황급히 자리를 피하는 나비들, 그러나 두꺼비의 품을 벗어나지 못한 몇몇이 바닥에 쓰러진다.

배를 불린 두꺼비가 다시 춤판을 벌이는 사이 나타난 뱀들이 요염한 움직임으로 존재를 어필하고 두꺼비와 한바탕 힘싸움을 벌이다 이내 승자의 자리에 오른다. 한차례 무대가 정리되면 독수리 한마리가 날아오른다. 특유의 발움직임, 창공을 가르며 펄럭이는 날개의 움직임이 바람을 가르는 독수리의 비상을 세밀하게 표현한다.

뱀과의 사투 끝에 오른 정점은 그러나 검을 든 인간에게 넘어간다.

이어진 태권도 퍼포먼스는 달하의 하이라이트다. 견고함이 느껴지는 배우들의 절도와 패기 넘치는 기합소리가 이어지면서 격파된다는 느낌을 넘어 파괴된다는 감각을 전하는 퍼포먼스가 이목을 집중시킨다.

달하는 동양의 천지창조 신화와 고구려 고분에 등장하는 신화적 요소들을 바탕으로 태권도의 기원과 가치를 전하고자 하는 공연이다. 이에 맞춰 구성된 후반부의 태권도 퍼포먼스의 강렬함은 공연의 정점을 찍기에 부족함이 없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20여분 동안 온 몸을 불끈하게 만드는 퍼포먼스는 다시 무용수들의 유연한 움직임과 서정적인 끝맺음으로 정서를 갈무리 한다.

눈 내리는 무대 아래를 타고 흐르는 무용수들의 ‘달무리’는 ‘강함’으로 함껏 경직된 감각을 환기시키고 또 이완시킨다.

공연이 끝나고 내려온 주차장에서 한 아이가 발차기와 정권 지르기에 한껏 혈안이다. 돌아가는 내내 움찔거리는 몸을 부여잡고 도착한 집. 공연의 여운이 덤벨을 수차례 들어다 놓게 만든다. 전해받은 에너지가 여전히 가슴을 메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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