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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비 맞는 새들

 

비 맞는 새들

/유민지

기다려 본 적 있는가!

비상을 서두르려 전깃줄 날개

바람을 기다리는 강남 제비

기다려 본 적 있는가

언제 올지 모르는 막연한 기대

심란한 마음을 빨랫줄에 널어놓고

누군가를 기다리는 연민

바람의 깃털에도 머리카락세우며

하늘 아래 땅의 소리를 듣고

하늘 위를 나는 새의 노래를

들어 본 적 있는가 그 사람의

심장 뛰는 소리를

새는 비상을 준비한다

죽어 가는 육신을 세상에 맡기고

혼신의 힘으로 비상의 바람 속에서

들으려 좌선하는 수도승으로

새의 파수꾼처럼

 

 

 

유민지 수필가의 경기수필문학상 수상을 축하한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김춘수 시인은 ‘꽃’을 통해 서로의 존재를 인정해 줄 때 모든 관계가 아름다워진다고 말했다. 수필가 역시 이 시를 통해 한낱 미물에 지나지 않는 새에게 존재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우리가 의미를 부여하는 순간, 그 존재는 의미 있는 존재로 거듭 날 수 있다. 지금 외롭다고 느낀다면, 주위를 돌아보고 수많은 존재들에게 눈과 귀를 열어 보자. 참된 우리로 공존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이름을 불러 주어야 한다. 서로에게 ‘잊히지 않는 하나의 눈짓’으로 존재할 때, 더 이상 외롭지 않을 것이다. /박병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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