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수
11월, 이 빈 당간지주에 뭘 걸치고 싶다.
단풍 붉게 꿈틀거리며 바람 넘어가는 저 산능선
다리 벌리고 서서 오래 바라본다.
저걸 걷어 길게 걸쳐 입고 싶다.
파장에 홀로 남아 거나하게 한잔
아, 탈진한 生의 거대한 춤,
저녁노을에다 섞어 훨훨 몸 넘고 싶다
-- 문인수 시집 ‘동강의 높은 새’ / 세계사
/문인수
11월, 이 빈 당간지주에 뭘 걸치고 싶다.
단풍 붉게 꿈틀거리며 바람 넘어가는 저 산능선
다리 벌리고 서서 오래 바라본다.
저걸 걷어 길게 걸쳐 입고 싶다.
파장에 홀로 남아 거나하게 한잔
아, 탈진한 生의 거대한 춤,
저녁노을에다 섞어 훨훨 몸 넘고 싶다
-- 문인수 시집 ‘동강의 높은 새’ / 세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