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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추파(秋波)

 

추파(秋波)

/김순천



녹차 우려낸 찻잔에

낮달 띄워 마시는 오후



마음의 사립문 열어놓은 사이로

살짜기 들어와



추억 매단

사유의 긴 바지랑대 위에



파란 하늘 걸어놓고

그림을 그린다



흰 구름 멀어지듯

덧없이 흐르던 시간이



떡갈나무 넓은 잎 팔레트에

일곱 빛깔 물감을 실어 나른다

마침내 우듬지에 단풍이 든다

한 떼의 기러기가 난다



아! 동그마니 열리는 그리움

가슴에 들물로 온다

* 추파 : 가을의 잔잔하고 아름다운 물결



 

 

 

국어사전에는 ‘추파(秋波)’라는 단어가 두 가지 뜻으로 나와 있다. 하나는 ‘가을의 잔잔하고 아름다운 물결’이고, 다른 하나는 ‘이성의 관심을 끌기 위하여 은근히 보내는 눈길’이다. 가을 물결이 얼마나 아름답기에 이성의 관심을 끌기 위해 보내는 눈길에 비유한단 말인가. 그만큼 가을은 아름다운 계절이다. 이 시의 화자처럼 가을에 녹차 우려낸 찻잔에 낮달 띄워 마셔보자. 마음의 사립문이 살짝 열리고 사유의 지평)이 넓어지면, 가슴에 가을이 물들 것이다. /박병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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