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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 가을 잎

 

/박미경

떨어져 나리며 춤추는 몸짓이
가을이라
높은 하늘 가운데 바람을 따라
가로지르다 땅으로 흐르면
낯익은 언저리쯤 가라앉아
썩어 가는 것과 회귀에 대한
이야기로
끊이지 않는 숨이 차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나무의 굵은 몸뚱아리를 타고
올라 숲에서 익어가는
향기의 가지 끝이 되겠노라
그리하여
하늘을 날아 바람으로 돌고 있을
날개 아름다운 그녀를
유혹의 손끝으로 불러들여
깊고 깊은 정을 통하리라
천년이고 만년이고 변함없을
마침내 사랑으로

 

 

 

 

 

바라보고 기대하며 손 바빴던 모든 시간이 이때를 위함이었다. 가을이 되면 일 년 농사한 것을 기쁘게 갈아 추수하여 곳간과 이웃의 빈 곳을 가득 채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가지 끝에 매달린 나뭇잎들이 낙엽이 되어 하나둘 소멸해간다. 이 시의 시인은 추락하는 가을에서 날개를 본다. 나뭇잎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나무의 굵은 몸뚱아리를 타고 올라 숲에서 익어가는 향기의 가지 끝이 되겠노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하늘을 날아 오른 낙엽은 세상 곳곳에 정을 흩뿌릴 것이다. 대구대 국문과 출신이다. 시인은 경기도주부기예경진대회에서 착한 눈으로 20년 시간 속 낙엽과 대화하며 한쪽으로 뒹굴어 모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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