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선
길 건너 신축 공사장 굴착기 소리
뿌리처럼 뻗어와
20층 공중을 흔들어댄다.
바닥을 끌어내려
더 깊은 허공 만드는 소음과 분진
유목遊牧의 경로를 털어내듯
지하가 깨어나고 있다.
팰수록 명징해지는 구렁
위가 벼랑이고
아래도 벼랑인 세상을 딛고 서서
어쩌자고,
어쩌자고 나는
허공에 빨래를 널고 있는가.
--채선 시집 ‘삐라’ / 한국문연
/채선
길 건너 신축 공사장 굴착기 소리
뿌리처럼 뻗어와
20층 공중을 흔들어댄다.
바닥을 끌어내려
더 깊은 허공 만드는 소음과 분진
유목遊牧의 경로를 털어내듯
지하가 깨어나고 있다.
팰수록 명징해지는 구렁
위가 벼랑이고
아래도 벼랑인 세상을 딛고 서서
어쩌자고,
어쩌자고 나는
허공에 빨래를 널고 있는가.
--채선 시집 ‘삐라’ / 한국문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