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실
산이었다 풀이었다 흙이었다
여물을 되씹는 소처럼 우직한 자연이었다
그 자리에 들어선 건물, 아스팔트
길을 누비는 자동차 대신 오늘 우리가 걷는다
세계문화유산 화성, 행궁 동에서
차 없이 한 달을 살기로 한다
정조임금의 아버지 능행차 가듯
한 발짝씩 걸으며 효를 새긴다
바람을 가르는 자전거 위에
‘사람이 반갑습니다’ 웃음 싣고 달린다
바람의 미소가 꽃잎 위에 머물다 가고
바람의 미소가 풀잎 위에 머물다 가는
아름드리 소나무가 가지를 뻗는 든든한 산이다
손에 손 잡고 일어나 함께 하는 풀이다
어머니 가슴처럼 따스한 고향의 흙이다
생태교통이 꽃피운 수원의 미래
세계와 손잡고 우뚝 선다
빛나는 별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