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공원 /김순덕
살며시 기지개 펴는 호수 사랑이 숨 쉬던 길 원천 호 잔물결 고요히 소리 내어 사르르 웃어주면 거울 같은 호수에서 그리움을 건진다. 목이 긴 왜가리가 학의 춤 즐기는 호수 고추잠자리 풀잎에 앉아 풀꽃열매 속삭이던 기억들 보리수 수양버들 아지랑이 잎새 뒤에 호수공원 옛 길 추억이 아름답다. |
수원생태교통축제 시편을 만나본다. 시인과 이십년 되었으니 겹과 겹이 지나갔다. 광교호수는 샤갈에 눈 내리는 호텔사이 잔디에서 시를 노래하고 밤새도록 눈 덮인 소리 없는 길을 걸었던 기억이 난다. 시인의 넉넉한 뱃심과 열정이 문인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이 시의 공간적 배경은 생태공원으로 거듭난 광교호수공원이다. 새벽안개가 피어오르는 날, 시인은 호수에서 고요함을 발견한다. 고요함은 생각의 자유를 선사해주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안내해준다. 목이 긴 왜가리와 풀잎에 앉은 고추잠자리, 보리수 수양버들은 자연과 만나게 해주고, 더불어 사는 지혜를 일깨워준다. 도시에서 생태적으로 사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깨닫게 하는 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