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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금자
 

 

며칠째 연이어 비가 내린다.
오늘도 어김없이 아파트
뒷길로 난 논둑길 사이로
맹꽁이들이 대거 나타났다.
촉촉한 날씨에 기분이 좋아진
맹꽁이들은 차가 다니는
도로까지 밀고 내려왔다.
물벼락을 치며 내빼는
택시를 보고도 맹이야!
꽁이야! 겁도 없이 차도를
가로질러 갈 모양이다.
웬 일인가? 집 앞 베란다에서
바라보이는 동산 밤나무에
둥지를 튼 까치들은
하루 종일 기척이 없다.
아침이면 운동을 하느라
야단법석을 피우는 녀석들이
운동은커녕, 밥을 먹는
기미도 없이 꼼짝을 안 한다.

 

96년 <순수문학>을 통해 문단에 나온 신금자 수필가의 산문시다. 그는 비상교육 고교 국어교과서에 논술문 『꿈의 전략을 세워라』를 집필했다. 이 시는 장마를 시간적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맹꽁이의 모습을 익살스럽게 그리고 있다. 촉촉한 날씨에 기분이 좋아진 맹꽁이들이 차가 다니는 도로까지 밀고 내려와 겁도 없이 맹이야, 꽁이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흐리고 젖은 하늘 때문에 까치는 하루 종일 기척이 없다. 누군가에게는 기분 좋은 날이 누군가에게는 흐린 날이 될 수도 있음을 사색하게 한다. 인정 많고 단아한 내 누님 같은 참 아름다운 수필가다. 독자들과 다시 새롭게 만날 인문학서인 『나는 꽃이 아니다』 출간과 함께, 저무는 한 해를 보내면서 빛나는 《경기문학인상》 수상을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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