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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한 장이 세상을 바꿨다

 

지도는 인간이 세상을 재현하려 했던 최초의 노력이며, 공간을 이해하기 시작한 첫 걸음이었다. 인간 세상에서 일어난 사건들과 사물, 개념, 조건, 과정 들을 공간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지도의 능력은 인류의 커뮤니케이션 방법 중 가장 오래된 것이 바로 지도였다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다. 한편, 지도의 역사는 인류가 세상과 맺어 온 관계의 변천사이기도 하다. 과거의 많은 지도에는 국가의 발흥이나 쇠퇴, 종교의 성장, 과학의 탄생, 새로운 땅의 정복까지도 기록돼 있다.

고대 이집트의 지도는 죽은 영혼을 사후 세계로 인도했고, 중세 성직자들은 그리스도교 신앙을 설파하기 위해 마파 문디를 사용했다. 르네상스 시대 이후 제작된 지도책(아틀라스)들은 다방면에서 그 영향력을 발휘했고, 아울러 한 지역에 대해 오랜 기간 형성된 오해를 영속화하기도 했다.

또 지도는 항해자의 이동을 신속하게 하는 데(본문의 지도 29), 신세계의 발견을 돕는 데(본문의 지도 31, 지도 64), 여행객을 인도하는 데(지도 6, 지도 93) 사용돼 왔다.

이제 21세기의 과학자들은 기후 변화를 경고하고, 질병의 확산을 보여주기 위해 지도를 사용한다. 지도로 표현된 영토는 이해될 수 있고, 통제될 수 있고, 그것으로부터 이익을 얻을 수도 있는 것이다.

측량가들도 새로운 땅을 설계할 때 지도를 사용했다. 크리스토퍼 렌이 그린 대화재 이후의 런던 지도처럼(본문의 지도 55), 도시 계획도는 도시 경관을 변화시킨다. 1782~1783년 미국의 국경을 정하기 위한 협상에서 사용된 것도 지도였고(존 미첼의 지도, 본문의 지도 59), 이는 현재 미국의 모습을 결정했다. 그 당시 미래를 보여 준 것 또한 지도였던 것이다.

한편, 지도 제작 기술의 변화는 기본적으로 당대의 기술 발전과 이해의 수준을 반영하며, 상대적으로 지도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19세기 후반 런던 빈민들의 삶을 그린 지도는(본문의 지도 80) 이후 더 향상된 런던을 만들어 주었고, 콜레라의 발병을 지도화해(본문의 지도 79) 양수 펌프라는 오염원을 추적해 콜레라를 박멸시켰다. 지도는 우리의 세상을 변화시켜 왔다.

이 책 ‘지구 끝까지’는 세상을 바꾼 지도들 중 단 100장의 지도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자람도 없고 과함도 없는 이 책은 완전한 지도책이다./박국원기자 pkw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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