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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가을 

 

질긴 웃음이다
빗줄기를 넘나들며
가슴 속에 비수를 숨겨 두었다
허탈한 비애
젖은 외투도 숨을 멈췄다
잠깐,
빗속을 거닐던 가슴이 불타올랐다
여름은
서러움에 목 놓아 웃는 거다
볕은
뚝뚝
땀방울로 얼룩져
소스라치게 불던 바람이다
뭇 사내도
바람 따라 스치며 떠난 여름이다.
창백하다.

 

계절을 나타내는 말들인 ‘봄, 여름, 가을, 겨울’은 순우리말이다. 봄은 ‘보다, 바라봄’을, 가을은 ‘갈다’를, 겨울은 ‘겨우살이’를 뜻한다. 그리고 여름은 ‘열리다, 열림’을 뜻하며, 여름이 되면 제법 꼴을 갖춘 제각각의 곡식들이 사람 손을 바쁘게 하기도 하고, 하늘 아래 어디서도 주고받는 마음만 있으면 연명 못할 일이 없는 계절이다. 그런데 이 시에서 여름은 허탈함과 서러움, 창백함의 계절이다. 풍요와 결실의 계절인 가을에도 배고픔에 시달리는 이들이 있듯이, 여름에도 외롭고 쓸쓸한 이들이 있게 마련인데, 기왕이면 주고받는 마음으로 가득한 여름을 만끽하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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