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8 (목)

  • 흐림동두천 ℃
  • 흐림강릉 24.9℃
  • 서울 25.5℃
  • 흐림대전 26.8℃
  • 구름많음대구 27.2℃
  • 구름많음울산 25.6℃
  • 흐림광주 26.4℃
  • 흐림부산 25.6℃
  • 흐림고창 27.7℃
  • 흐림제주 27.9℃
  • 흐림강화 23.0℃
  • 흐림보은 24.4℃
  • 흐림금산 26.3℃
  • 흐림강진군 26.2℃
  • 구름많음경주시 26.0℃
  • 흐림거제 25.7℃
기상청 제공

 

가족

/서정춘

어미 새 쇠슬쇠슬 어린 새 달고 뜨네

볏논에 떨어진 저녁밥 얻어먹고

서녘 하늘 둥지 속을 기러기 떼 가네

가다 말까 울다 말까 이따금씩 울고

울다가 잠이 와 멀다고 또 우네

어미 새 아비 새 어린 새 달고 가네

-- 서정춘, 『귀』, 시와 시학 2005

 

 

   
 

토요일에도 붐비는 지하철 4호선을 탄 서울행, 사당을 지나 동작대교를 건너며 보는 한강의 풍경은 언제나 고즈넉하다. 서울 살면서 하루라도 한강을 건너지 않고 살았나 하고 돌아보니 이제는 서울 떠나와 산 시간이 더 길다. 떠나 와 사는 날 중 하루 또다시 한강을 건너 서울 한복판으로 가려는데 멀리 새떼가 화살모양으로 반듯하게 정렬해 날아간다. 대오 앞을 나서서 가는 새는 그 무리의 모든 것을 책임지는 대장일 테고 사선으로 길게 늘어서는 줄에는 바람 맞서 잘 가르는 힘 있는 새부터 나서서 뒤로 어린 새끼들까지 품고 날아가는 대오일터였다. 세상에 가장 아름다운 풍경은 그렇게 제 새끼들을 돌보는 부모 새나 대장 새의 모습일 테지만 지금 그 모습은 자주 오독이 되고 있다. 인간은 본을 가장 못 뜨고 사는 동물 중 하나이지 싶다. /이명희 시인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