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평택항 휴대폰 밀반출
평택항 보세구역 셔틀버스 운전기사가 보따리상인과 짜고 휴대폰 밀반출 범죄에 가담하다 적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운전기사는 국제여객터미널에서 입국장이 아닌 별도의 출입구를 이용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허점을 악용한 것으로 드러나 항만 경비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17일 평택해양경찰서에 따르면 해경은 지난 14일 평택·당진항 국제여객터미널 보세구역 셔틀버스 운전사 등 3명을 장물운반 혐의로 검거, 조사 중이다.
그동안 평택·당진항 국제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상시출입국자인 보따리상에 대한 철저한 엑스레이 검사에도 불구, 보따리상을 통한 휴대폰 밀반출이 자주 발생해 의문이 제기돼 왔음에 따라 해경은 부두운영사가 부두의 경비를 담당하는 평택항의 특수성으로 보안이 취약해 동종 범죄 발생 우려가 높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기로 했다.
실제 허술한 부두경비는 범죄나 각종 사고에도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11년 7월 평택·당진항 서부두 앞 바다에서 1천48??화물선의 미얀마 국적 선원 K(당시 24세)씨가 바다에 빠져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확인결과, K씨는 출입국 신고도 안하고 아무런 제재없이 서부두 1번 선석을 통과했다가 다음날 새벽 1시쯤 귀선하면서도 경비초소의 제재를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2004년 8월 2개월간 6차례에 걸쳐 평택항으로 금괴 120㎏을 밀수한 금괴밀수 조직 일당이 평택세관에 적발됐다.
이들은 금괴를 평택항 용역업체 직원에게 인계했고, 용역업체 직원이 특수제작된 조끼에 금괴를 넣고 항내 출입차량에 탑승해 부두 밖으로 나온 것으로 드러나 보안에 구멍이 뚫렸다는 우려다.
평택항 보따리상을 통한 휴대폰 밀반출도 극성을 부려 지난 2월 도난·분실 휴대폰 40대를 평택항 보따리상을 통해 밀반출하던 A(70)씨 등 3명이 경찰에 적발돼 입건됐다.
보따리상인들은 최근 한·중 세관의 규제로 한달 내내 배를 타도 수입이 20여만원에 불과하자 중국에서 인기를 끄는 휴대폰의 밀반출을 돕고 1개당 1만원씩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 관계자는 “대부분의 항만과 공항의 경비가 청원경찰법과 특수경비업법에 의해 운영되나 평택항은 예산이 많이 소요된다는 이유로 부두운영사가 자체적으로 용역특수경비원을 채용해 경비를 맡겨 보안에 취약하다”며 “이번 기회에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평택=오원석기자 o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