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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ray

                               /김유석

늦은 밤 포장마차에 등고선처럼 그려진



비닐 밖으로 그림자를 쏘여 비를 맞고 있는



그림자와 대작하는 사람,



소주보다 독한 것에 절어가는 속없는 그림자



그림자만으로 알 것 같은 생을 가진



그림자보다 먼저 취해 비틀거리는



그림자에 부축되어 가는, 그림자를 닮지 않은 사람

-김유석 시집 ‘놀이의 방식’ / 시인동네



 

X-ray 사진을 보면서 자신의 고독한 내부에 대해 연민을 느낀 적 있다. 흑과 백으로 분류되는, 마치 영혼의 표정처럼 말이 없으나 거부할 수 없는 사실인 나의 실존. 늦은 밤 포장마차에서 자신의 그림자와 대작하는 사람과의 비유가 절묘하다. 디테일이 생략된 그림자만으로도 알 것 같은 한 사람의 생. 그림자보다 먼저 취해 그림자에 부축되어 가는, 그러나 그림자가 아닌 사람. 내부를 바라보는 것은 어디선가 비를 맞고 있을 그림자를 투영하는 사실에 다름 아니다. /이미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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