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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소연

창문을 열어두면

앞집 가게 옥외 스피커에서 음악이 흘러나온다 내 방까지 닿는다



주워 온 돌멩이에서 한 마을의 지도를 읽는다

밑줄 긋지 않고 한 권 책을 통과한다



너무 많은 생각에 가만히 골몰하면

누군가의 이야기를 엿듣는 느낌이 온다



꿈이 끝나야 슬그머니 잠에서 빠져나오는 날들

꿈과 생의 틈새에 누워 미워하던 것들에게 미안해하고 있다



이야기는 그렇게 내 곁에 왔고 내 곁을 떠나간다



가만히 있기만 하여도 용서가 구름처럼 흘러간다

내일의 날씨가 되어간다

빈방에 옥수수처럼 누워서

-김소연 시집 ‘수학자의 아침’ / 문학과 지성사



 

‘내일’은 예측불허의 시간이다. ‘오늘’은 ‘어제’의 ‘내일’이다. 이 모두 ‘꿈’의 시간이다. 얼마나 많은 ‘잠’을 자야 ‘꿈’에서 빠져 나올지 모를 날들이 가고, 온다. 모든 시간들의 ‘틈새’에 끼워져 있던 관계들은 서로의 잣대로 길이와 폭을 재서 재단하기도 한다. 자신의 척도에 맞지 않으면 과감히 잘라내는 습관이 속성으로 자라 스스로 늪이 되어버리는 일도 많아진다. ‘미안해’, ‘용서해’, 이런 말들이 자신의 늪에서 빠져 나오는 원동력이 된다면, 자주 되새길 일이다. ‘미안’과 ‘용서’를./권오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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