琴詩(금시)
/蘇東坡(소동파)
거문고를 읊은 시
若言琴上有琴聲(약언금상유금성)
거문고에 소리가 있다하면
放在匣中何不鳴(방재갑중하불명)
갑 속에 두었을 땐 왜 안 울리나
若言聲在指頭上(약언성재지두상)
거문고 소리 손가락 끝에서 나는 거라면
何不于君指上聽(하불우군지상청)
어찌 그대 손가락에서 소리가 들리지 않나
-출처 한시미학산책 <정민 지음/솔출판사 1996>외 참고
어릴 때 정읍사를 읽고 눈물 글썽인 적 있었다. 천 년 전에도 사람에게 뜨거운 피가 흘렀다는 사실에, 또 한 번은 얼굴도 모르는 어머니 생각에, 하지만 친구들은 같은 교과서를 보고도 반응이 없었다. 달을 보고 느낀 감정만큼 이해하는구나. 그게 시로구나. 무릎을 치는 순간이었다. 시인은 거문고 소리 그 깊은 곳으로 들어가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거문고가 울지 않아도 그 소리 몸통을 울려 올 것이다. 거문고를 튕겨 보았을 것이다. 튕기지 않아도 손끝이 늘 얼얼할 것이다.시는 도무지 설명할 수 없는 지경에서 스스로 빛이 난다.
/조길성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