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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숨막히는 뒤태

 

숨막히는 뒤태

                           /이은규

당신을 뒤로 하고 길을 건널 때



왜 가시 돋친 말은 등 뒤에 와 박히는 걸까



언젠가 등 뒤의 점을 바라볼 수 없는 데에서



인간의 고독이 시작된다는 문장을 읽은 적이 있다



가시 돋친 마음이 와 박히는 뒤태



오늘 새로운 흑점 하나 생겼다, 숨 막히는

-<다정한 호칭>(문학동네, 2012)에서

 

 


시인의 허락도 없이 뒤에서 물끄러미 시인의 뒤태를 바라봅니다. 시를 읽는 일은 시인의 뒤를 따르는 일이라 자연스럽게 그리 됩니다. 시인은 흐느껴 울지는 않지만 자꾸 어깨가 들썩이는 듯합니다. 시인의 허락도 없이 어깨에 손을 얹습니다. 시가 우리를 다독여 주었기에 우리도 당연히 시인의 무게를 느끼려는 것입니다. 시인이 숨 막혀 하는 고독의 시작은 어려워 쉽게 읽을 수 없어도 그의 등 뒤에 돋아난 흑점은 마침표가 틀림없습니다. 그래서 그 점들이 가시 돋친 상처라 해도 언젠가는 아물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시인의 등에 박힌 가시들을 하나 둘 떼 내듯 등 뒤에 솟은 점을 지그시 눌러 봅니다. 그러면 혹여 막힌 숨통 뚫리지 않을까. 시인의 허락도 없이. /이민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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