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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또랑 물소리

 

또랑 물소리

/성명순

아주 가까이에서 물소리가 들린다

햇볕이 한 자리 빌려준다

접혀 있던 기다림은 몇 도일까



하얀 나비

망설임도 두려움도 없이

특별한 바람 포대기 두른 채

빛의 밝은 부분을 향한 몸짓!



녹음이 빛깔을 다스리고 있다.

버티고 서 있는 떡갈나무가

우듬까지 나뭇가지의 온기를

짙푸른 날개를 편 채

긴 여정의 장마를 끝낸다.



태양은 소임을 다하며

중독되지 않는 삶을 녹인다

한동안 작렬한 열기 따라

숲속의 새들처럼 쪼그리고 앉아

세상에 없을 엽서 띄워본다



 

 

 

겨울 폭설이 기억난다. 이 시를 읽으며 녹음이 우거진 계절을 그리워해 본다. 기나긴 장마가 끝나면 햇살과 녹음이 우거지고 태양은 뜨거운 열기를 발산한다. 자칫하면 이 열기에 몸도 마음도 축 늘어지게 마련이지만 졸졸 흐르는 또랑 물처럼 잔잔한 자유를 만끽할 수도 있다. ‘세상 어디에도 없을 엽서’를 띄워볼 수 있는 것이다.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졸졸 흐르는 물소리는 우리의 마음을 치유해 준다고 한다. 지나간 겨울, 얼음장 사이로 졸졸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봄의 기운을 일으켜 세워보자.

/박병두 시인·수원영화예술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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