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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

                                                   /이시영

빙하가 둥둥 떠다니는 북극 노르웨이령

스발바르드제도의 한 섬,

굶주림을 참지 못한 북극곰이

동족의 새끼를 사냥하여 물고 가다가

뒤를 슬쩍 돌아다보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너무 일찍 녹아 먹잇감인

연어와 바다표범들이 모두

사라지고 없기 때문이란다.

인류의 공멸 이전에 자연의 붕괴가

먼저 시작되는 것인가?

눈밭에 점점이 흩어진

어린 곰의 피가 꽃처럼 붉다.

-웹진「시인광장」

 



 

피 비린내가 갈수록 진동한다. 이미 오래 전부터 동족을 사냥한 기억으로 우리는 인간을 버텨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세상은 날이 갈수록 각박해서 누군가 쓰러져야 내가 살아남는다는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의식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모른다. 아비가 아들을 물고 아들이 아비를 물고, 세상은 아비규환이 되어 더 이상 삶의 본능이 평화라는 것을 기억할 수 없도록. 모두가 지치고 힘들어 하다가 결국 제 동족을, 급기야 제 살을 물어뜯으며 살아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눈을 감고 분별없이 저만이 온전한 존재인 것처럼 독식과 경쟁만이 힘의 결정인 듯 서로를 할퀴며 마음을 무너뜨리며 살고 있는지 모른다. 빙하가 녹아 더 이상 먹이가 없어진 북극곰이 동족의 새끼를 물고 가다가 뒤를 슬쩍 돌아보는 여력이나 있는지./이명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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