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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희망에는 신의 물방울이 들어있다

 

희망에는 신의 물방울이 들어있다

                             /김승희

꽃들이 반짝반짝했는데

그 자리에 가을이 앉아 있다



꽃이 피어 있을 땐 보지 못했던

검붉은 씨가 눈망울처럼 맺혀 있다



희망이라고…

희망은 직진하진 않지만

희망에는 신의 물방울이 들어 있다

-<희망이 외롭다>(2013 문학동네)에서

 



 

조락의 계절에 비로소 새 생명의 씨앗을 보았다는 발견은 낯익습니다. 그런데 희망이 직진하지 않는다는 말 앞에서 마음이 서늘합니다. 시인의 회한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오늘날 치러내는 절망이 새삼 눈물겹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을씨년스런 가을 거리에 서 있습니다. 마음에 두고도 쉽게 하지 못한 말들이 낙엽처럼 쌓여 밟힐 때마다 수런수런 불온한 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그처럼 삶은 곡절의 연속입니다. 인간은 삶의 마디마디에서 신의 계시를 듣게 됩니다. 시인도 희망으로 바뀐 삶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 신비한 물체를 신의 물방울이라 했습니다. 그러므로 신의 물방울은 일본 만화에 나오는 와인처럼 달콤하지 않고 쓰디쓰리라는 걸 금방 알아챘습니다.
/이민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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