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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벼·콩에 ‘신분증’… 잎 하나로 과수 판별 척척

 

신기술로 농업 새 미래 연다

DNA 활용 품종판별 시스템 구축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는 말이 있다.농업은 천하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큰 근본이라는 뜻이다.농업은 인류가 지구상에 태어나 가장 먼저 시작한 ‘원시산업’으로, 그 생산물을 다시 가공해 이익을 창출할 수 있어 옛부터 세계 어느 나라에서건 농업은 그 나라 산업의 기본 주체였다.특히 온전히 인력만을 사용해 농사를 짓던 인류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도구를 사용하거나 가축을 이용했으며, 마침내 농업용 기계를 발명하는 등 농업기술은 발전을 거듭해왔다.그리고 농업기술이 발전되면서 우리 사회의 산업도 발전을 계속해 왔다.이처럼 농산업에 있어 기술은 곧 경쟁력이다.

이에 최근 농촌진흥청에서는 우리 농산업의 미래를 책임질 ‘신(新)성장 동력 기술’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정보기술(IT) 등 각종 기술을 농산업에 접목시킨다면, 신성장 동력을 창출할 뿐만 아니라 도시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경기신문은 농촌진흥청의 연구로 우리 농산업에 큰 도움이 될 ‘미래 농산업 신성장 동력 기술’을 통한 연구 및 보급기술에 대해 소개한다.<편집자 주>



‘품종인식 코드화 시스템’ 특허
벼 285종·콩 147종 바코드화
유사 품종 1% 차이도 잡아내
분석 시간·비용 줄여 경제적


유전자원 관리 품종 권리보호
맞춤형 품종 개발에도 활용


‘과수 품종판별 시스템’ 구축
소량 잎 조직만으로 178종 판별
겨울철 가지에서 DNA 추출 가능
묘목 유통 혼입·무단증식 방지


 



벼와 콩도 ‘신분증’이 있다

농촌진흥청은 최근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Next Generation Sequencing)’ 기술을 이용해 벼와 콩 품종을 보다 정확하고 쉽게 판별하는 ‘품종인식 코드화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국내·외에 특허를 출원(PCT/KR2013/009731, 10-2013-0114326)했다.

‘품종인식 코드화 시스템’은 99% 유사한 품종도 간단한 바코드 시스템으로 품종 간 차이를 정확하게 판별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이 개발됨에 따라 앞으로 우리 농산물 유전자원의 효율적 관리와 품종의 권리보호는 물론, 육종기술을 한 단계 높이는 기반이 마련됐다.

그동안 활용해오던 품종판별기술은 각 품종별 유전물질인 DNA(deoxyribonucleic acid)의 표지인자인 ‘마커’ 내 밴드가 여러개로 나타나 판독이 어렵거나 실험 때마다 동일한 결과를 얻는 재현성이 낮아 분석 결과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 및 1억원 이상 고가의 장비가 필요한 점 등 여러가지 제반 문제점이 발생했다.

이에 분석이 쉽고 재현성이 우수한 유전체 기반 삽입·결실(indel) 마커를 사용해 모든 품종 및 유전자원을 인식할 수 있는 고효율시스템을 구축하고, 현장에서도 쉽게 활용 가능한 기술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이번에 농진청이 개발한 시스템은 농진청에서 개발한 벼 285 품종과 콩 147 품종의 특징을 바코드로 나타내 이를 비교, 품종을 판별해 내는 기술이다.

벼와 콩의 염색체 내 품종 고유의 특징을 나타내는 마커(벼 112개, 콩 202개)를 선발하고, 그 결과를 디지털 신호로 전환해 바코드화한 뒤 품종 간 차이를 판별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각 품종이 가지는 고유 영역을 탐색할 수 있는 마커를 개발하고 코드화 하는 것이 이 기술의 기본 개념이다.

시스템에 사용된 유전체 구조변이(Indel) 마커는 품종마다 다른 DNA 염색체를 구분하고 분류해 유전적으로 99% 유사한 품종까지도 품종 간의 차이를 정확하게 판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1·2차원의 바코드로 쉽게 표현이 가능하고, 고가의 장비나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지 않아 일반 실험실 수준에서도 판별이 가능하다.

특히 기존 분석 기술에 비해 마커 제작비용은 1/10, 판별 시간은 1/3 이상 줄일 수 있어 경제적이다.<표1 참조>

 


이 기술의 궁극적인 목표는 시스템 개발을 통한 품종의 권리보호와 유전자원의 관리 뿐만 아니라 육종기술에 활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국산 품종과 비슷한 저가의 수입산이 국산으로 둔갑하는 것을 막아 유통질서를 바로잡을 수 있다.

이와함께 맞춤형 품종을 개발하는데도 활용할 수 있다.

수량이 많고, 도정수율이 높으면서 밥맛도 좋은 각각의 유전체 교집합과 합집합을 찾아 목표형질을 집적하는 기술의 기반이 된다.

뿐만 아니라 농가나 시·군 농업기술센터에서도 쉽고 빠르게 벼와 콩의 품종을 식별할 수 있어 실용적이다.

농진청은 이 기술을 빠르게 보급하기 위해 분석 방법과 품종 간 유사도를 비교·분석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구축했다.

이 프로그램에는 벼 285개 품종과 콩 147개 품종의 인식 데이터가 구축돼 있으며, 새품종 개발의 분석결과를 갱신해 지속적인 사후 관리를 실시할 계획이다.

 



잎사귀 하나로 과수 품종 판별

농촌진흥청에서는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 지속적인 과수 품종 개발에 노력한 결과, 1998년 ‘홍로’ 품종을 비롯해 사과 24품종, 배 31품종, 포도 13품종 등 많은 품종을 육성하게 됐다.

우수한 고품질의 국내 육성 품종이 해외에서 인기를 얻어 중국을 중심으로 재배면적이 늘고 있지만, 지난 2001년 ‘황금배’ 묘목이 중국으로 무단 유출된 사례가 있어 품종의 관리와 보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또 무분별한 외국 품종의 도입과 묘목업체의 영세성 등으로 출처가 부정확한 대목과 품종이 유통되고 있고, 과수 묘목생산 및 유통현장에서 품종 혼입 사례가 여전히 많이 발생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실정이었다.

 


이에 농진청 과수과에서는 과수 묘목의 잎이나 과실 등 형태적 특성의 조사없이 소량의 잎 조직만으로도 쉽고 정확하게 품종을 구분할 수 있는 DNA를 이용한 ‘과수 품종판별 시스템’을 구축했다.

일반적으로 국내·외 묘목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과수 묘목들은 1∼2년생의 어린 나무(유묘)로, 주로 겨울철에 거래된다.

그러나 이때는 과실이 달리지 않고 품종 고유의 특성이 나타나지 않아 외관상으로 정확한 품종구분이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특히 새품종들은 소수의 기존 품종을 양친으로 사용한 경우가 많아 유전적으로 매우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형태적 형질만으로 품종 구별이 쉽지 않다.

사정이 이렇자 농진청은 과수의 잎에서 추출한 DNA를 이용해 사과 13종, 배 19종, 감 15종, 포도 16종, 복숭아 19종의 총 82종의 분자마커를 개발했다.

이 분자마커 조합에 의해 현재 재배되고 있는 대부분의 주요 사과와 배, 감, 포도, 복숭아 5과종의 총 178품종 판별이 가능하게 됐다. <표2 참조>

 


이 기술은 과수 잎이 없는 겨울철에도 가지에서 DNA를 추출해 분석할 수 있기 때문에 생육시기에 관계없이 언제나 이용할 수 있고, 간단한 실험기기만 갖춘 실험실에서도 분석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앞으로 이 기술은 과수 품종 혼입을 방지하기 위해 과수 묘목 생산유통시장에서 산업적으로 적용이 가능해 품종 혼입과 무단증식 등에 대한 문제 발생 시 객관적인 판별 기준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전승표기자 sp4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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