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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김점미

어느 날 이른 저녁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내 머리에서 달아나는 당신을 보곤

나도 막 달려갔지요 그러나 잡지 못하고

풀썩 주저앉아 통곡하고 일어나니

구름이 걷히고 아침 해가 내 눈물을 말리더니

두통이 사라지고 두 다리가 가벼워졌어요

무서움도 외로움도 모두

가슴팍에서 사라졌어요, 나는

다시 어린애가 되었어요

모든 게 투명해졌어요

-김점미 시집 <한 시간 후, 세상은>에서

 



 

사랑할 때에는 사랑하거나 사랑 받는다는 사실에 대해 잘 모르기 쉽다. 마냥 행복하기 때문이다. 실은 그 행복감조차도 의식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별할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사랑했음을 혹은, 사랑 받았음을 알게 된다. 이별은 대개 불시에 오게 마련이고 그래서 준비하기가 어렵다. 한바탕 피울음을 울고 나면 체념도 가능하고 새로운 사랑도 가능하기는 할 것이다. 그러나 그 피울음이 바로 사랑의 깊이를 의미하는 것이므로 깊은 사랑은 이별하자마자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오래도록 가슴속에 남아 기억으로 머물게 될 것이다.

/장종권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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